2008~ 대입

[대학 가는 길]미로 같은 대입방정식 잘 풀면 나만의 전략 있다

설경. 2007. 12. 12. 22:22

[동아일보]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7일 발표됨에 따라 각 대학은 20일부터 정시모집 원서접수에 이어 대학별 전형에 들어간다. 올해는 수능 등급제가 처음 도입돼 등급 외에 특별한 입시정보가 없는 데다 대학들이 수능이나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예년의 합격자 분석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대학별, 모집단위별 합격선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수험생들은 막막할 뿐이다. 특히 자연계 상위권의 경우 올해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일부 과목의 등급 분포가 고르지 않아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정시모집의 특징과 실전을 위한 지원전략을 점검해보자.》

○ 4년제대 18만 명 모집

199개 4년제 대학은 올해 정시모집에서 지난해보다 6311명 줄어든 18만1014명을 선발한다.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은 30% 이상 40% 미만 반영하는 대학이 128곳으로 가장 많지만 주요 대학은 상위 1∼4등급의 등급 간 점수차를 최소화해 실제 영향력을 줄였기 때문에 여전히 수능이 중요하다.

수능 등급제가 처음 적용되는 이번 정시에서는 각 대학의 수능 반영 영역과 영역별 환산점수, 가중치 등이 천차만별이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 요강을 찾아내는 것이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 2008 입시의 특징

이번 정시모집에서 수험생들이 참고하는 예년 자료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성적으로 선발한 합격자들의 입시 결과다. 일부 대학은 지난해 합격자들의 등급 성적을 재산출해 발표하기도 했지만 이를 올해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거의 무의미하다.

올해는 대학별 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합격 예측 안정성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논술을 치르는 대학은 인문계가 20곳이 늘어난 38개교이고 자연계는 숙명여대 1곳에서 올해 36개교로 늘어났다.

면접 역시 인문계가 지난해보다 14개교가 늘어난 39개 교이고 자연계는 10개교가 늘어난 25곳에서 구술면접을 실시한다.

등급제 수능에서는 합격선 부근에 동점자가 대거 몰리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 논술이나 면접으로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자신의 수능 점수로 어느 정도 합격권이라고 예측해도 대학별 고사 때문에 뒤집힐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려대와 연세대의 수능 우선선발을 비교해보면 연세대(경영계열 기준)는 ‘언어 수리 외국어 총점-수리-외국어-언어-탐구’의 순서로, 고려대는 ‘외국어-수리-언어-탐구-논술’의 순서로 동점자를 가린다. 따라서 수능 총점이 같을 때 외국어 등급이 특히 좋다면 고려대를 지원하는 등 각 대학의 동점자 처리 규정을 잘 따져봐야 한다.

○ 모집군의 특성을 고려하라

정시모집에서는 ‘가’ ‘나’ ‘다’, 모집군별로 한 곳씩, 최대 3곳의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 입시군별 특성을 이해하고 군별 지원전략을 세우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모집인원이 비슷한 ‘가’군과 ‘나’군에 중상위권 대학이 포진해 있는데 대다수 수험생은 둘 중 한 곳에 안정 지원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논구술 실시나 모집 정원 등이 크게 바뀌지 않는 한 합격 가능성 예측이 크게 빗나가지는 않는다.

반면 ‘다’군은 모집 인원이 상대적으로 적어 전체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위권 대학 중 ‘다’군으로 모집하는 대학도 거의 없기 때문에 ‘가’군 또는 ‘나’군 대학과 동시에 합격한 수험생들의 이동으로 추가 합격 비율도 높은 편이다.

이런 높은 경쟁률과 추가 합격률, 지원 경향 등으로 인해 ‘다’군의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다’군에 안정지원을 하고 ‘가’군이나 ‘나’군에 상향 지원하는 것은 위험하다.

○ 중상위권 지원 포인트

수리‘가’형 2등급 분포가 10%를 넘어서고 과학탐구 선택 과목 간 1, 2등급 비율이 크게 달라지면서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럴수록 등급 평균만으로 지원 대학을 결정해서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자연계 중상위권 수험생들은 수리 ‘나’형 응시자가 지원 가능한 자연계열 모집단위나 모집 인원이 10명 이내인 소규모 모집단위는 피하는 것이 좋다.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복수지원했다가 빠져나가면서 적지 않은 추가 합격자가 발생한다. 이를 감안해 최상위권 학생들이 복수지원할 때 선호하는 학과를 공략하면 자신의 등급에 비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김영일 김영일교육컨설팅(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