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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 일요일에 집안일만 매달렸더니 몸살이 났어.
남편 : 그래. 그럼 병원에 가봐.
아내 : 아냐, 좀 쉬면 괜찮겠지 뭐.
남편 : 약이라도 먹든지.
아내 : (짜증을 내며) 됐어. 내가 알아서 할게.
부부 문제 전문가가 텔레비전에 출연하여 남성과 여성의 언어 표현법이 조금 다르다고 하더군요. 어느 부부가 겉돈다면 대개는 그 미묘한 차이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몸이 좋지 않다면서 약도 안 먹는 아내를 남편은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내가 왜 짜증을 내는지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이때 아내가 아프다고 하는 것은 대개 정서적으로 ‘나를 보라(나에게 관심을 쏟아라, 나를 주목하라)’는 뜻인데, 남편들이 이 숨은 정서를 모르고 ‘아프면 치료하자.’며 인과 관계로 판단한다는 겁니다. 즉, 아내가 자기 속셈을 정서적으로 표현할 때, 남편은 과정을 근거로 삼아 결과를 유추합니다.
따라서 남편은 드러난 상황을 자기 식으로 판단하여 대처하려고 하고, 자기 마음(정서)을 몰라주고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가는 남편을 아내는 더욱 야속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아내가 에둘러 말하지 말고, 처음부터 ‘나를 챙기라.’고 남편에게 대놓고 이야기하였으면 좋았을지 모릅니다. 시 같은 문학이 다양하게 해석되는 것도 이처럼 작가의 정서를 읽는 사람이 각각 달리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을 설득할 때도 어떤 사람은 자기 마음을 정서적으로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엄마, 용돈을 올려주세요.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 엄마가 용돈을 올려주는 근거와 자식이 부모에게 쏟는 사랑의 관계는 직접적이지 않습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근거를 대고 이성적으로 접근합니다. 지금 용돈 액수에 무슨 문제가 있으며, 용돈을 올려주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결국 자기 속셈을 이성적으로 표현하면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고, 정서적으로 표현하면 오해하기 쉽습니다. 물론 에둘러 정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살가울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도 이성과 정서를 적당히 섞어 상대방을 판단합니다. 가령 ‘저 사람은 옳은 이야기를 참 인정머리 없이 말한다.’고 한다면, 논리는 이성적이라서 빈틈이 없지만 정서로는 정이 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자기 속셈을 상대방에게 분명하게 전달하려면 정서를 누르고 이성으로 표현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음 문장에서 정서가 담긴 부분을 어떻게 정확하게 전달할 것인지 생각해 보세요.
(1) 주차장이 너무 좁아 불편했다.
(2) 화장실은 전혀 관리되지 않았다.
(3) 넓은 운동장에 학생들이 많다.
(4) 식물원에 예쁜 꽃들이 아름답게 피었다.
(5) 못 생긴 게 말이 많다.
(6) 저 사람은 참 착하다.
한효석 /<이렇게 해야 바로 쓴다> 저자 www.pipls.co.kr
■ 답안
(1) 주차장에 차를 10대쯤 세우자, 차댈 곳이 없었다. - ‘좁다, 불편하다’를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내.
(2)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고, 휴지가 없었다. - 가보지 않은 사람도 판단할 수 있게.
(3) 종합 운동장을 학생으로 거의 다 채웠다. - ‘넓은, 많다’를 좀더 구체적으로.
(4) 식물원에 장미, 튤립, 금강초롱 등이 활짝 피었다. - ‘예쁜, 아름답다’를 읽는 사람이 판단하게 구체적 근거를 대고.
(5) 저 사람은 비판적이다. - 상대방을 대놓고 비난하는 말. 못 생겼다고 말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6) 저 사람은 돈보다 사람을 우선한다. - 내가 ‘착하다.’고 보는 기준을 확실히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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