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느낌 떨쳤으니 게임 한국 이끌어야죠”
과학고 등 과학영재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은 KAIST에 실업계 출신 첫 입학자인 07학번 지승욱(19)씨가 1학기를 마친 후 학문에 대한 깨달음이다. 지씨가 경기도 하남시 한국 애니메이션고를 올해 2월 졸업하고 KAIST에 입학하자 이 대학은 명문고의 우수한 두뇌들만 입학이 가능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린 인물로 화제를 모았다. 입학 당시 화제 인물로 부각돼 부담감이 컸다는 그는 “교수님 등 대부분의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알려져 기대를 져버리지 않기 위해 항상 행동과 언행을 조심해야 했으나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고 있어 뿌듯하기도 하고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나를 올바르게 잡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씨가 KAIST에 합격하자 주변에선 한국의 과학영재들이 모이는 곳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자퇴할 것이라는 얘기도 많았다. 사실 KAIST는 그의 입학원서를 보고 불합격 방침을 세웠으나 서남표 총장의 ‘성장 가능성을 위주로 한 입시’정책에 적합하다는 판단에 의해 합격됐다. 그 결과 그의 1학기 성적은 컴퓨터 프로그램제작 등 전공분야는 A+를 받았다. 그러나 수학 등 비전공인 교양과목은 자랑할 만한 성적이 안 된다. 그는 또 “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대학생활에서 동료 학생들 대부분 특출한 실기 재능은 부족했지만 이론과 논리는 모든 분야에서 뛰어나 부러웠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캠퍼스 생활에 쉽지 적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지씨는 “입학해보니 마치 나는 이방인이고 다들 동료 학생들은 서로 잘 아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적도 있다”고 말했다. KAIST 입학처 관계자는 “비전공과목에서 성적이 떨어지지만 승욱 학생은 자신이 성취해야 할 목표가 뚜렷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가 컴퓨터 게임에 관심을 가진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다.그는 이때부터 허술했지만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게임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은 중학교 1학년 때 한국 애니메이션고 학생 모집 광고를 보고 난 후였다. “워낙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어요. 특히 비디오 콘솔게임을 좋아했죠. 그래서 게임 제작을 할 수 있는 학교가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고에 들어갔고 그때부터 단순 프로그램이 아닌 게임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됐죠.” 그는 보드게임·전략 게임 등 수 많은 게임을 기획 제작,각종 경연대회에 참가했다. 2005년에 열린 ‘제1회 게임올림피아드 수원’에서는 우수상을, 지난해 6월 ‘한국산업기술대학교 S/W공모전’에서는 대상을 받았다. 또 지난해 8월에는 ‘3D를 활용한 뮤직박스 스튜디오’로 제23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대상에 올라 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는 등 각종 경연대회서 수 십차례 입상해 그의 수상경력은 화려하다. 지씨가 존경하는 인물도 당연히 ‘슈퍼마리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일본의 게임 프로그래머 미야모토 시게루(宮本茂)다. “게임은 프로그래밍은 물론 디자인, 스토리 등 모든 예술의 집합체”라는 게 지씨의 주장이다. 이러한 게임에 푹 빠져 살다 보니 샘솟는 아이디어를 주체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래서 KAIST지원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지씨는 “내 안에서 들끓고 있는 창조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은 KAIST뿐이라는 생각에 입시원서를 냈다”고 말한다. 지씨는 앞으로 대학생활의 방향에 대해 “공부가 전부는 아니다. 자기의 재능, 스스로 하려는 길이 뚜렷하게 정해지면 거기에 올인해 그 분야에서 최고를 추구하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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