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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교과서… 구술은 기출문제로 준비를

설경. 2007. 9. 20. 00:13



▲ 이광식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 연구원

수시모집은 여러 가지 요소들을 전형에 활용해서 보다 다각적으로 수험생의 소질과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요소들을 어떻게 전형에 활용하는 지는 전적으로 대학의 자율에 맡겨진다. 따라서 수시모집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은 우선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에서 어떤 전형요소들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번 시간에는 2008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의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보고, 특히 논술과 구술을 중심으로 대학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전형요소들과 효과적인 대비방법은 무엇인지 짚어보기로 한다.

2008학년도 수시2학기, 높은 경쟁률에는 이유가 있다

지난 9월 7일에 수시2학기 원서 접수가 시작된 이후로 총 110개 대학의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당초 예상대로 예년에 비해 경쟁률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고려대 의예과 160대1, 성균관대 약학과 101.87대1, 한양대 의예과 99대1, 경희대 경영학부 65.2대1 등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인 학과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사실 올해 수시2학기 모집에서의 경쟁률 상승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이는 예년과 달라진 2008학년도의 수시2학기 모집의 몇 가지 특징과 관련이 있다. 지금껏 치러졌던 수시2학기 전형과 비교했을 때 2008학년도 수시2학기 전형은 여러 면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인다. 우선 눈에 띄는 특징으로는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을 넘어선 선발 인원을 들 수 있다. 수시1학기 모집인원이 급감하면서 그 수가 거의 수시2학기 모집규모의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모집인원의 증가는 수험생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해 이른바 ‘묻지마 지원’을 이끌어내는 배경이 됐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대학별고사의 비중 확대를 꼽겠다. 2008학년도 대입 전형은 크게 학생부, 수능, 그리고 대학별고사로 치러지는데 최근 들어 각 대학들이 학생부 성적의 객관성과 등급제 수능의 변별력에 대한 불신을 앞세워 논술, 구술·면접 등 대학별 고사의 비중을 높였다. 예를 들어 고려대의 경우, 일반전형 우선선발에서는 논술을 80% 반영하고 일반선발에서는 50% 반영하는데 가히 논술 전형이라 일컬을 만하다. 더구나 논술에 의한 비교내신을 실시하므로 재수생의 경우 고려대 수시2학기 일반전형은 100% 논술에 의해 선발된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수생에게 다소 우호적으로 바뀐 환경을 들 수 있다. 대학별고사의 비중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대학별고사 준비에 여력이 있는 재수생들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대학이 졸업생 응시제한 규정을 없앤 것도 재수생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수시2학기 응시 자격을 재학생에게만 부여하던 서울대가 올해에는, 자연계열의 특기자전형에 한정되었기는 하지만, 일부 졸업생에게도 문호를 개방한 것이 그 예이다.

이처럼 수시2학기 모집의 상황이 달라지고 수험생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는데, 이런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대학별고사에 대한 대비이다. 학생부, 수능, 대학별고사 중 2008학년도 수시2학기 입시의 향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는 논술과 구술 등으로 대변되는 대학별고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대학별고사를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서 짚어보기로 하자.

 

수시2학기 논술고사 대비책

●대학이 발표한 통합논술 모의고사 문항에 익숙해져야

서울대를 제외한 주요대학들은 모두 이번 수시2학기모집부터 통합논술의 형태로 논술고사를 치른다. 통계자료, 그림, 도표 등의 다양한 형태의 자료가 제시되고, 문항 당 하나의 논제가 아닌 몇 개의 논제를 출제해서 요약하고, 비교하고,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등의 사고능력을 평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들은 이미 통합논술 모의고사나 문항예시 등을 통해 2008학년도를 대비한 통합논술의 출제 방향과 평가 요소를 밝혀 왔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우선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교의 통합논술 출제경향부터 꼼꼼히 살펴야 한다. 최근 주요대학들의 통합논술 출제유형이 상당히 유사해졌으므로, 설령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이 통합논술관련 문항을 공개하지 않았더라도 주요대학들의 출제문항들을 참고해서 준비하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자연계열, 수리·과학적 기본 개념에 대한 충분한 이해 갖춰야

통합논술은 동일 계열 내의 통합을 원칙으로 인문계열에서는 언어영역과 사회탐구영역, 자연계열에서는 수리영역과·과학탐구영역이 통합된 형태로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지금까지는 수리단독형 또는 과학교과 간 통합이 주를 이루었으나 향후에는 수리·과학 통합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크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 한편, 인문·사회 관련 이론이나 배경지식이 없다 하더라도 정확한 독해력과 논리적인 사고능력만 갖추었다면 답안 작성에 어려움이 없는 인문계열 논술에서와는 달리 자연계열 논술에서는 수리·과학 관련 이론이나 개념을 모르면 논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단순한 수리·과학적 지식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회현상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경우도 있으므로 평소 수리·과학적 개념의 현실 적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교과서는 말 그대로 ‘교과서’이므로 철저하게 파고들어라

올해 일부 대학이 발표한 모의논술 문항은 본고사 논란에 휩싸였다. 대학교측은 이러한 본고사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실제 논술고사에서는 제시문의 상당 부분을 교과서에서 따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통합교과 논술을 지향한다면 교과 내용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 수 없는 바, 단순한 제시문의 발췌뿐만 아니라 주요한 소재나 개념 자체를 교과서에 의존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험생들은 교과서를 통해 논술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인문계열의 경우 사회탐구 교과서,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 과학탐구 교과서에 나오는 심화학습란에 있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수시2학기 구술고사 대비책

●소양면접:전공적성면접 = 3:7 정도의 비율로 준비하라

구술·면접고사는 다양한 명칭과는 상관없이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수험생의 인성이나 태도, 사고력 등을 측정하는 소양면접과 지원한 모집 단위를 수학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지원자가 갖추었는지를 평가하는 전공적성면접이 그것이다.

소양면접은 우열을 가리기 보다는 부적격자를 가려내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주로 수험생의 가치관이나, 인성, 태도, 기본적인 사고력 등을 평가한다.

전공적성면접은 심층면접이라고도 하는데, 지원한 학과에 대한 배경지식과 문제해결능력 등을 평가한다. 대학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소양면접보다는 전공적성면접에 비중을 두고 평가하는 추세다. 교육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제약이 많은 논술고사와 달리 구술·면접은 각 대학교가 비교적 자유롭게 출제하고 평가할 수 있어서 전공적성면접은 학생들의 수학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대학들은 논술에서는 금지된 영어 지문을 활용해 질문을 구성하거나 수학이나 과학의 교과 과정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문답을 펼치는 등 전공적성면접의 변별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은 이런 사항을 유념해 전공적성면접 준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기출 문제를 통해 대학별 출제경향과 진행방식을 파악하라

구술고사는 대학별 특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출제경향에서부터 진행방식까지 대학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지원하는 대학의 출제경향과 진행방식을 익혀둬야 한다. 지원하는 모집단위에서 소양면접 위주로 평가하는지 전공적성면접 위주로 평가하는지를 기출문제를 통해 분석해야 하며, 평가에서 주안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미리 파악해두어야 한다.

●예상되는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두라

구술고사에서 거론되는 질문을 구체적으로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영역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크게 개인신상, 시사쟁점, 교과지식, 전공관련 질문으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영역별로 예상되는 질문의 리스트를 작성하여, 그에 대한 답변을 두세 문장 정도로 정리해 놓아야 한다. 답변은 주된 문장과 부연문장으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시사쟁점은 논점, 찬반 양측의 논거, 자신의 입장 등으로 나누어 정리하고, 특히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학 교과 과목의 기본적인 개념이나 이론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연습도 실전처럼

구술·면접고사장에서 수험생이 가지는 심리적 부담감은 생각보다 크다. 그로 인해 실수도 잦게 된다.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철저한 준비와 끊임없는 반복 연습이다. 시험장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서 정리한 문답 리스트에 따라 실제 고사와 같은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시뮬레이션 후에는 상대로부터 반드시 피드백을 받아야 하며, 자신이 답변하는 모습을 녹화하여 스스로 체크해 보아야 한다. 답변 내용은 어떠했는지, 발음이나 성량은 적절했는지, 표정이나 손동작은 이상하지 않았는지 등을 스스로 점검한 후 다음 번 연습에 반영해야 한다.

 

수시2학기 인·적성검사 대비책

처음으로 인·적성검사를 실시하는 경성대·경원대·고려대(서창)·명지대 등을 포함해 가톨릭대·경기대·광운대·아주대·인하대·한국항공대·한성대 등 총 11개 대학이 수시2학기에서 인·적성검사를 치른다. 인·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수는 많지 않지만 그 반영비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아주대의 경우, 1단계 전형에서 100% 인·적성검사 성적으로만 선발하며, 광운대는 전형총점의 70%를 인·적성검사에 배정했다. 경기대 등은 50%를 반영하며 나머지 대학도 최소 20%를 반영한다.

적성검사는 대부분 언어능력·수리능력·추리력·자료분석력 등을 측정하는데 문항의 난도는 비교적 낮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시험은 아니다. 문제당 주어지는 시간이 대략 20~30초에 불과하므로 빠른 시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잘 모르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는 과감하게 넘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는 해당 학교의 평가요소를 정확하게 숙지하고 가능한 한 많은 기출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한편, 광운대 등 일부 대학은 오답을 선택할 경우 감점을 주므로 이 점 또한 유의해야 한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한 지침

원서를 썼다고 수시2학기에만 ‘All-in’해서는 안 된다. 수시2학기의 최종 관문을 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복수합격으로 인한 미등록 인원이나 최저학력기준 미 충족으로 인한 불합격 인원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정시의 모집인원이 수시2학기의 모집인원보다 많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현명한 수험생이라면 정시 지원까지 염두에 둔 장기적인 포석을 둬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시2학기뿐만 아니라 정시까지 고려한 합격 지침을 제시한다.

●미우나 고우나 수능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수시2학기에서는 수능 성적을 전형요소로 삼을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합격을 위한 자격 조건, 즉 최저학력요건으로는 활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대부분의 주요 대학은 수능 성적을 최종합격조건으로 채택하고 있다.

아래의 표를 보면, 수능 성적이 명목상으로는 전형요소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는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정시에 지원해야 할 상황까지 염두에 둔다면 결코 수능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므로 수험 스케줄은 수능을 중심으로 짜여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수시2학기 준비에 힘을 쏟는 것이 곧 정시모집의 대학별고사도 대비하는 방법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있다. 논술의 경우, 올해 처음 실시되는 이른바 통합논술을 수시2학기에서 처음으로 접해 볼 수 있으며, 실제 고사장에서 치르는 면접은 평소 수십 번의 모의면접 연습보다 더 유익한 경험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수시2학기만큼 정시 대비를 위한 완벽한 모의시험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라는 경구는 대입 시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평정심을 유지하라

수시2학기를 겪은 수험생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수시2학기를 치르고 나면 다양한 이유로 페이스를 잃게 된다고 한다. 잘 치른 것 같으면 합격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잘못 본 것 같으면 허탈함과 아쉬움으로 공부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 수시2학기 전형을 치르고 나면, 그때까지의 모든 과정은 다 잊고 다음 스케줄의 학습에 새롭게 매진해야 한다. 최후까지 평정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할 때 합격의 여신은 조용히 웃음 짓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이광식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