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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의 고민은 뭘까. 일단 외국 명문대 합격증을 손에 쥐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유학경비 마련도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형편이 나은 부모라도 연 평균 3만 달러 이상이 드는 유학 경비를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해진다. 학비가 등골이 휠 만큼 비싸 자녀가 유학을 준비할 때가 되면 허겁지겁 대출을 받는다. 급기야 유학도 하기 전에 돈 걱정에 우거지상이 되기 일쑤다. 뾰족한 대책이 없을까. 유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유학 장학금에 도전하라
올해 한영외고를 졸업한 박준석(19)군은 현재 몇몇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서를 내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상태다. 미국대학에 진학,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공부할 생각이다. 박군은 외고 재학 중 이미 '설호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유학 경비도 국내 장학재단의 지원을 받을 생각이다. 상경계열 유학생에게 지원되는 '미래에셋 장학금'이 일차 목표다. 박군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극소수 학생에게 지급되는 바늘구멍이지만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김예은(18)양은 스탠퍼드대 생물학과 진학을 꿈꾸고 있다. "기초의학을 연구해 난치병의 메커니즘을 밝히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중학교를 조기 졸업한 그녀는 아이큐가 140대 후반에 내신 성적도 최상위권인 재원이다. 김양은 미국 대학의 장학금도 기대하지만 우선 국내 장학재단의 도움을 청할 생각이다. 내심 '삼성 이건희 장학금'을 바라고 있다. 그녀는 "모든 학생이 장학금을 바라보지만 쉽지 않다"며 "그러나 공부를 하는 목적과 동기가 분명하고 자신을 특화시킬 수 있는 활동을 꾸준히 한다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외대 부속 용인외고 국제진로부장인 김묘중 교사는 "상당수 미국대학에서 유학생에게 1년간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재정 보고서'내지 '은행 잔고 증명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학생 신분으로는 미국 대학 장학금을 받기 어려우므로 먼저 국내 장학재단의 문을 두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학금 많은 대학을 찾자
제주 오현고 3학년에 올라가는 권진혁(18)군은 중2 때부터 유학을 결심했다. 제주대 지리교육과 교수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에서 1년6개월간 지내며 '재미있게' 공부하던 기억이 동기가 됐다. 그는 텍사스에 있는 라이스대에 진학할 뜻을 세웠다. 텍사스는 풍부한 석유 덕분에 학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교육시설 여건이 뛰어나다. 교수 대 학생 비율도 적다. 권군은 "라이스대를 목표로 잡은 이유 중 하나가 학비가 저렴하고 장학금 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화학공업과에 흥미가 있지만, 대학에 들어가 많은 경험을 쌓은 뒤 진로를 결정할 생각이다.
올해 서울외고를 졸업한 김형진(19)군은 하버드대와 예일대, 다트머스대 등 명문 사립대에 원서를 낸 상태다. 경제학과에 진학해 금융전문가가 될 꿈을 키우고 있다. 그의 형도 일찌감치 유학을 떠나 뉴욕대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그 역시 학비 고민이 많다. 김군은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서 아르바이트 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들었다"며 "일단 합격을 해야겠지만 한 푼이라도 장학금을 더 주는 대학에 가고 싶다"고 털어놨다. 요즘 그는 부지런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제 손으로 부모의 유리지갑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유학 준비학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한다.
한영외고 김보영 교사는 "학비가 비싸다고 좌절할 게 아니라 좋은 사립대는 장학제도가 잘 돼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제자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을 먼저 추천한다. 대표적인 예가 힐러리 상원의원이 나온 웨슬리대. 김 교사는 "웨슬리대 '프리먼 장학금'은 아시아 각국별로 2명씩을 선발, 장학금을 준다"며 "대학별 '틈새' 장학금을 찾아 학생들에게 권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외고는 프리먼 장학금 수혜자를 여럿 배출했다.
■학비 저렴한 주립대를 뚫어라
이대부고를 졸업한 박지은(19)양은 지난해 말 수능을 치지 않았다. 유학 결심의 뜻을 굽히지 않기 위해서다. 현재 미국 주립대 입학보장 프로그램에 따라 학원 수업을 듣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6월 도미, 9월 입학할 예정이다.
미국 동부지역 사립대 대신 학비가 저렴한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CSU) 계열의 대학을 내심 점찍어 놓은 상태. 미국 4년제 사립대의 등록금과 수수료는 평균 2만3712달러지만 CSU 대학은 1만700달러에 불과하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CSU 계열 중 샌버나디노 대학에 진학, 경영학을 전공할 생각이다. 박양은 "학비 부담 때문에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에 갔다가 나중 종합대로 편입하라는 주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CSU는 상대적인 학비 부담이 적어 부담이 없었고 좋은 성적을 얻으면 명문대 편입도 가능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학 준비생이 권하는 ‘유학준비 TIP’
1. 대학 입학정보를 꿰차라. 대학 종합순위나 단과대학별, 대학원별 순위, 학문적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라.
2. 대학별 소요금액을 알아보고 장학금이나 융자신청 방법을 마스터 하자. 다만 유학생들은 국내 은행에서 융자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미국에서의 학비융자는 영주권자나 시민권자에게만 해당된다.
3. 국내 유학생을 위한 장학지원 제도가 무엇인지 꼼꼼히 따지자. 국비 유학생 선발시험(www.kice.re.kr/kice/contents/ c007/view), 삼성 이건희 장학금(www. slsf.or.kr), 관정 이종환 장학금(www.ikef. or.kr), 한국 과학재단 장학금 (www.kosef. re.kr), IT 해외유학 장학금(www.it-human. or.kr), 미래에셋 장학금(fund.mireaasset. com), 태광그룹 일주학술문화재단(www. taekwanggroup.co.kr) 등 여럿 된다.
4. 대학의 '니드 블라인드(need blind)' 규정을 알아두자. 유학생이 재정보조 신청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지원자를 심사하는 것을 '니드 블라인드'라고 부른다. 니드 블라인드 규정이 없는 대학의 경우 유학생이 입학원서에 재정보조 장학금을 신청하면 입학 심사에서 불리하다.
5. 아이비리그나 명문 사립대학은 유학생에게 우등 장학금을 거의 주지 않는다. 재정 보조를 받아야 할 형편이라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주립대학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도 방법이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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