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이주의 교육테마 /전공적성검사·일반 면접고사 대학 노려라

설경. 2008. 4. 29. 14:21
[한겨레] 이주의 교육테마 /

2009학년도 대학입시 주요 사항을 살펴보면, 정시 모집은 수능시험을 절대적으로 높게 반영하지만, 수시 모집 전형에서는 학생부를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하는 대학이 있는가 하면, 논술이나 구술 등 대학별고사를 높게 반영하는 대학들이 있다. 수시 모집은 정시 모집과 달리 일종의 '맞춤식' 지원 전략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학생부 성적에 자신 있는 수험생은 학생부 성적으로만 선발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고, 논술고사에 특별히 자신 있는 수험생은 논술고사를 높게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면 유리하다.

그러나 모든 수험생이 학생부 또는 논술고사 가운데 어느 하나에 자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학생부 성적이 어중간하면서 논술고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자신이 없어, 어떻게 하면 수시 모집에 잘 지원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특히 수능시험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수험생들의 고민은 더욱 클 것이다. 2009학년도 전체 모집 정원의 56.67%에 해당하는 21만4481명을 수시 모집에서 선발한다고 하니 더욱 그럴 것이다. 과감히 수시 모집을 포기하고 정시 모집만 생각하고 수능시험에 매진하고 싶지만, 이 역시 마음처럼 쉽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렇다고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심층면접이 아닌 일반 면접고사나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면접고사나 전공적성검사는 다른 시험에 비해 비교적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어느 정도 성적을 올릴 수 있어 중위권 수험생들이 노려볼 만하다.

특히 전공적성검사는 면접고사와 달리 정답이 있는 객관식 시험이기에 효율적이고도 구체적인 계획을 꼼꼼히 세워 대비한다면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럼 2009학년도에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이 어느 곳인지, 그리고 어떻게 대비하면 좋은지 살펴본다.

가톨릭대·광운대·한양대(안산) 등 10개 대학 실시

전공적성검사는 단순히 주입식 교육으로 훈련된 능력보다는 학교 교과과정을 바탕으로 학습된 기본 원리와 지식 개발 정도, 그리고 사고력과 논리력을 통해 수험생의 잠재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2009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가천의과대·가톨릭대·경기대·경성대·경원대·고려대(세종)·광운대·명지대·한성대·한양대(안산) 등 10개 대학에서 실시한다. 이들 대학은 모두 수시 모집에서만 실시하는데, 수시 1학기 모집에서는 가톨릭대가 유일하고, 수시 2학기 모집에서는 가톨릭대를 포함한 10개 대학이 모두 실시한다.

실시 대학이 비록 많지는 않지만, 이들 대학의 반영 비율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경성대 적성 우수자 특별전형이 90%를 반영하고, 고려대(세종) 일반전형이 80%, 광운대 일반전형 및 수능 특정 영역 우수자 특별전형과 한성대 수시 2-1 일반전형이 70%를 반영하는 등 나머지 대학과 전형들도 30% 이상으로 높게 반영한다.

전공적성검사는 일반적으로 논술이나 심층면접 등에 비해 문제가 어렵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준비를 필요로 하지 않아 어느 정도 성적은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쉬운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대학별 출제 경향과 기출·예상문제 등을 반드시 숙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또 많은 분량의 문제를 주어진 시간 안에 최대한 정확히 많이 풀어야 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나 동영상 강의 등을 통해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정확히 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직 2009학년도 대학별 전공적성검사 출제 경향이 발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2008학년도 출제 경향을 그대로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07학년도에 폐지했다가 다시 실시하는 한양대의 경우 2006학년도 출제 경향을 따를 것이라고 대학 입학담당자는 밝혔다. 대학별 예상 문항수와 시험 시간은 < 표 > 와 같다. 평가 영역은 대부분 언어 능력과 수리 능력이다. 이에 수험생들은 논리력, 언어 사용 능력, 언어 추리 능력 등의 '언어 능력'과 사고력, 공간 수리력, 수열 추리력 등의 '수리 능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전공적성검사 대비법

첫째, 대학별 평가 요소와 출제 유형을 정확히 알고 대비하라. 대학들은 인성과 언어 능력, 수리 능력, 사회·과학 상식 등을 평가하는데, 구체적인 평가 요소는 대학마다 다르다. 따라서 희망 대학이 어떤 요소를 평가하는지, 출제 유형은 어떠한지를 정확히 알고 대비해야 한다.

둘째, 수능시험이 아닌 전공적성검사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라. 전공적성검사 문제를 푸는 방식은 수능시험과 다르다. 예를 들면, 수능시험 언어 영역에서 시 문제가 제시된다면 시의 전체적인 의미와 배경 등을 파악해서 풀어야 한다. 그러나 전공적성검사 언어 능력에서는 주어진 시를 읽고 핵심적인 단어 한 두 개만을 찾아 답을 유추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수능시험과는 구별되는 전공적성검사의 문제풀이 방식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고, 이는 반복 연습을 해야만 가능하다.

셋째, 익숙해질 때까지 기출문제의 유형을 익히고 또 익혀라.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입수해 기출문제를 유형별로 범주화한 뒤, 관련 예상문제나 모의고사를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학교별로 기출문제의 유형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대학별 특징을 파악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넷째, 답을 추론하는 방식을 익히고 시간 안배에 유의하라. 그동안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한 대학에 합격하지 못한 상당수 수험생의 실패 원인은 답을 추론하는 방식을 제대로 익히지 않고 무작정 문제만 풀었기 때문이다. 또 시간 안배에 실패해 좌절한 경우가 뜻밖에 많다. 따라서 전공적성검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답을 추론하는 훈련과 시간 안배 훈련이 필수적이다.

다섯째,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는 과감히 뛰어넘어야 한다. 전공적성검사는 문제풀이 시간이 매우 짧다. 따라서 잘 모르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는 과감히 뛰어넘고 다음 문제를 풀어야 그나마 더 나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경성대의 경우 2008학년도에 오답을 선택할 경우 감점을 주었으므로 감점을 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유성룡/ 입시분석가, SK커뮤니케이션즈 이투스 입시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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