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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은평뉴타운 내 자립형 사립고 설립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지난달 30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목소리는 매우 밝고 힘찼다.
김 회장의 자사고 구상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입시에 매달려 책상에 붙어사는 한국 고등학생들을 보면 안타까웠다. '한창 성장의 에너지를 발산하고 창의적인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시기인데….'
김 회장은 "정규 학과 후에 학생들이 충분한 예체능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출 예정"이라며 "입시교육을 외면할 수는 없지만 건전한 상식을 지닌 사회인을 배출하기 위해 전인교육에도 관심을 두려 한다"고 말했다.
201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학교의 명칭은 '하나고등학교'로 내심 정해뒀다. 전체 인원은 750명, 학년당 학급 수는 10학급으로 예정하고 있다. 학급당 25명에 불과해 교사와의 밀착 학습이 가능하다.
자칭 하나고는 외국의 보딩스쿨(기숙학교)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학생 전원을 기숙사에 수용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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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학교이기 때문에 학비는 일반 고등학교에 비해 다소 비쌀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저소득층이 소외되지 않도록 15~20% 정도를 재단 장학생으로 충원할 방침이다. 서울시 등 외부에서 주는 장학금까지 감안하면 전체 학생의 30%가량은 장학금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주 하나금융 상무는 "하나고만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전문가와 논의를 거칠 방침"이라며 "교육의 질을 높이면 기러기부모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측은 우수교사를 확보하기 위해 급여 수준을 높이고 최상의 복리후생 여건을 제공해 교습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특히 외국인교사를 위한 기숙시설도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 있는 자사고는 △경북 포항제철고 △전남 광양제철고 △강원 민족사관고 △부산 해운대고 △울산 현대청운고 △전북 상산고 등 총 6개교다. 학생 수는 포항제철고가 1365명으로 제일 많고 민족사관고가 450명으로 가장 적다.
한편 길음뉴타운은 자사고 운영을 희망하는 법인이 한 곳도 없어 설립 계획이 백지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길음뉴타운 자사고는 2006년 라성 정형기 재단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2007년 5월 용지 면적 협소 등을 이유로 설립을 포기한 이후 2007년 6월에 이은 최근 공모에서도 신청 법인이 없었다.
교육계는 새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계획안의 핵심인 자율형 사립고 100개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정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교육계는 하나금융의 자립형 사립고 설립이 기폭제가 돼 향후 자사고 신설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황인혁 기자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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