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명화로 보는 논술] 레오나르도 다 빈치 '태아 연구'

설경. 2008. 6. 5. 08:04
현대 의학에 견줄 만한 천재적 스케치

■과학과 인간을 연구한 르네상스의 거장

↑ 최혜원 블루 로터스 아트디렉터·'미술 쟁점-그림으로 비춰보는 우리시대' 저자

↑ (도판) 레오나르도 다 빈치,'태아 연구', 1510~1513년, 종이에 펜과 붉은 초크, 런던 윈저궁 왕립 도서관 소장

과학적 원근법의 완성을 보여준 '최후의 만찬'과 대기 원근법을 완벽하게 구현한 '모나리자'. 두 작품을 남긴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는 과학을 통해 미술의 영역을 넓힌 르네상스의 거장이다. 다 빈치가 활동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는 유럽 예술가들이 고대의 철학과 과학, 예술을 재발견한 시기였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사상은 인간을 예찬하는 '인본주의(人本主義)'다. 고전주의 원칙에 따라 인간을 표현하려는 르네상스 운동은 예술가들 사이에서 급격히 확산됐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 중심에 있었다.


■창조와 발명의 천재 과학자

'천재의 전형'으로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사실 화가라기 보다는 과학자에 더 가깝다. 그림은 20여 점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해부학·기체역학·토목학·건축학·수학·천문학·물리학·지리학·동물학 등에 관한 연구 결과는 현재 23권의 책으로 남아 있다. 그는 인체 해부학, 예리한 자연현상 관찰 등을 정확히 묘사해 기록으로 남겼다. 이를 통해 르네상스 시대의 중요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 원근법과 자연에의 과학적인 접근, 인간신체의 해부학적 연구, 수학적 비율 등을 완성했다. 그는 과학적인 원근법의 완성을 이루기 위한 연구를 거듭해 즉흥적인 묘사가 아닌 건축물과 인물의 정확한 관계를 파악하고자 했다. 특히 그의 해부학 연구는 예술가로서 대상을 정확히 묘사하려는 훈련을 위해 행해지다가 의학적인 연구 영역으로 발전했다. 그는 평생 동안 30구가 넘는 인체와 동물을 해부해 남긴 수많은 해부학 스케치들은 현대 의학에 비춰 봐도 그 정확성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 가운데 '태아연구'는 여러 동물들의 자궁을 해부해 본 후 인간의 자궁을 스케치한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낙하산, 500년 만에 날다

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또한 혁신적인 발명가였다. 그는 하늘을 날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기계 날개와 낙하산, 헬리콥터 등을 구상했다. 얼마 전 스위스의 한 남성이 세계 최초로 약 500년 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설계도에 따라 만든 낙하산을 사용해 낙하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한낱 공상가의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이 증명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가장 위대한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천재로 평가된다.

빠른 속도의 디지털 시대에서는 아날로그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는 차가운 이성 속에서도 따뜻한 감성이 빛나는 인간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이루어 낸 업적을 남겼다. 르네상스가 표방한 인본주의가 더욱 빛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최혜원 블루 로터스 아트디렉터 '미술 쟁점-그림으로 비춰보는 우리시대'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