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학은 지금] 런던대학교/외국 친구들과의 기숙사 생활… 수다떨던 그리운 그 밤
지난 2007년 9월은 내 생애 가장 설레고 들뜬 시간이었다.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함께 나눠가진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한 나의 소중한 친구들이다. 영국 대학에 입학했을 때 꼭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기숙사 생활이었다. 운이 좋게도 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학부생 기숙사에 배정돼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그곳에서 보내게 됐다. 보통 기숙사 배정 우선권은 1학년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3학년 때 기숙사에 들어오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이곳 기숙사는 8명이 한 층을 사용하는 데 방마다 개인 화장실과 붙박이 침대, 책상이 구비돼 있다. 방은 각자 사용하고 주방과 세탁실은 공동이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쓰는 층과 여성 전용 층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외국친구들과의 'Girl's Night'를 꿈꿔오던 나는 여자 층을 지원해 8명의 시끌벅적한 친구들과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됐다.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처음이었고, 더욱이 세계각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아침·저녁을 마주치면서 밥을 먹고 생활한다는 것에 흥분되고 떨렸다. 기숙사 생활이 시작된 첫주 목요일 아침, 건물 전체에 울려 퍼진 무시무시한 벨 소리에 놀라 숨죽였던 기억이 난다. 기숙사가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 울려 퍼진 그 벨 소리는 바로 정기적으로 울리는 '화재알람'이었다. 영국의 기숙사에는 대부분 화재알람이 비치돼 있으며 우리 기숙사 역시 일주일에 한번씩 화재를 대비해 벨이 울린다.
웃지 못할 사건이 있다. 과제에 치여 밤을 새던 중 집중력에 좋다며 친구가 보내준 향초가 문득 생각났다. 초 몇 개를 나란히 켜놓고서 에세이 쓰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화재경보가 울렸다. 한밤중 긴급사태에 학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대부분이 잠옷바람에 맨발로 뛰쳐나왔고 샤워를 하고 있던 한 친구는 샤워 가운만 대충 걸치고 나와 박수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 무렵 불려지는 내 방 번호. 그리고 동시에 쏟아지는 따가운 눈총들. 창문으로 불어 들어온 바람이 촛불을 꺼뜨려, 그때 생긴 연기로 인해 알람이 울렸던 것이다. 나는 일제히 주목대상이 됐고, 알람이 해제되기 전까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백 번도 넘게 해야 했다.
화재 알람뿐만 아니라 기숙사 생활의 추억들은 굉장히 많다. 솔직히 외국에서의 대학생활은 낯설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숙사 생활 중 너무나 다른 서로의 문화에 놀라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밤낮으로 같이 고민하고 토닥여 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대학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잠 안 오는 새벽 두 시에 모여서 수다 떨던 기억, 논문의 부담감에 괴로워하며 밤을 새던 그 날의 벌써 그리워진다.
[김지원 런던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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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9월은 내 생애 가장 설레고 들뜬 시간이었다. 잊지 못할 추억들을 함께 나눠가진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바로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한 나의 소중한 친구들이다. 영국 대학에 입학했을 때 꼭 경험해보고 싶은 것이 기숙사 생활이었다. 운이 좋게도 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학부생 기숙사에 배정돼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그곳에서 보내게 됐다. 보통 기숙사 배정 우선권은 1학년에게 주어지기 때문에 3학년 때 기숙사에 들어오기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이곳 기숙사는 8명이 한 층을 사용하는 데 방마다 개인 화장실과 붙박이 침대, 책상이 구비돼 있다. 방은 각자 사용하고 주방과 세탁실은 공동이다. 남자와 여자가 함께 쓰는 층과 여성 전용 층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외국친구들과의 'Girl's Night'를 꿈꿔오던 나는 여자 층을 지원해 8명의 시끌벅적한 친구들과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됐다.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다.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처음이었고, 더욱이 세계각국에서 모인 친구들과 아침·저녁을 마주치면서 밥을 먹고 생활한다는 것에 흥분되고 떨렸다. 기숙사 생활이 시작된 첫주 목요일 아침, 건물 전체에 울려 퍼진 무시무시한 벨 소리에 놀라 숨죽였던 기억이 난다. 기숙사가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 울려 퍼진 그 벨 소리는 바로 정기적으로 울리는 '화재알람'이었다. 영국의 기숙사에는 대부분 화재알람이 비치돼 있으며 우리 기숙사 역시 일주일에 한번씩 화재를 대비해 벨이 울린다.
웃지 못할 사건이 있다. 과제에 치여 밤을 새던 중 집중력에 좋다며 친구가 보내준 향초가 문득 생각났다. 초 몇 개를 나란히 켜놓고서 에세이 쓰기에 열중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화재경보가 울렸다. 한밤중 긴급사태에 학우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대부분이 잠옷바람에 맨발로 뛰쳐나왔고 샤워를 하고 있던 한 친구는 샤워 가운만 대충 걸치고 나와 박수세례를 받기도 했다.
이 무렵 불려지는 내 방 번호. 그리고 동시에 쏟아지는 따가운 눈총들. 창문으로 불어 들어온 바람이 촛불을 꺼뜨려, 그때 생긴 연기로 인해 알람이 울렸던 것이다. 나는 일제히 주목대상이 됐고, 알람이 해제되기 전까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백 번도 넘게 해야 했다.
화재 알람뿐만 아니라 기숙사 생활의 추억들은 굉장히 많다. 솔직히 외국에서의 대학생활은 낯설고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숙사 생활 중 너무나 다른 서로의 문화에 놀라 타협점을 찾으려고 노력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밤낮으로 같이 고민하고 토닥여 주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대학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잠 안 오는 새벽 두 시에 모여서 수다 떨던 기억, 논문의 부담감에 괴로워하며 밤을 새던 그 날의 벌써 그리워진다.
[김지원 런던대학교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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