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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작문이 아니라 논술을 써라.”/동국대 논술출제위원장 유흔우교수

설경. 2007. 9. 3. 00:18
“작문이 아니라 논술을 써라.”

2008학년도 동국대 논술출제위원장 유흔우(철학과) 교수는 논술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비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동국대는 작년에 처음으로 통합논술을 실시했으며, 2월과 3월 실시한 모의논술 분석자료를 토대로 논술의 기본 방향을 정했다. 유 위원장에게 2008학년도 동국대 논술 대비 전략을 들어봤다.



2008학년도 동국대 논술은 어떤 식으로 출제되나

통합논술 고사의 취지가 종합적 사고를 묻는 것인 만큼 여러 교과 유형을 넘나드는 주제를 제시할 생각이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이수한 수험생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들을 출제한다는 원칙 아래, 논술 쓰기에 필요한 배경지식은 개별 교과목이 다루고 있는 정보로 한정할 생각이다. 특정교과 중심의 암기를 기초로 하는 단순한 지식을 묻는 문제나 외국어 번역, 문제풀이식 유형은 출제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인문계는 ▲제시문의 주제나 핵심 내용을 요약하는 독해력을 측정하는 문제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에서 자신의 견해를 말하거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문제 ▲제시문에 나타난 주장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나 근거를 들어 논증하는 문제 등 3가지 유형으로 출제할 예정이다. 자연계는 ▲과학 이론에 대한 이해 정도를 묻는 문제 ▲과학 이론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묻는 문제 ▲상반된 과학 이론에 대해 수험생의 견해를 묻는 문제 등 3가지 유형으로 나올 것이다.



작년과 비교할 때 무엇이 달라지나

우선 형식에 있어서 시험시간을 120분에서 150분으로 연장하고, 답안지 분량도 1500자에서 2000자로 늘었다. 지문도 10~12개 정도로 작년보다 2~3개가 늘어났으며, 교과서· 신문 칼럼· 교양서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용할 것이다.

내용면에서는 통합 논술 취지에 맞게 인문계 논술 문제에서 자연계 지문이 나올 수 있고, 반대로 자연계 논술 문제에서도 인문계 지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각기 다른 계열의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고등학생들이 알만한 상식수준을 묻는 정도다.



채점자들이 가장 신경 써서 보는 부분은 무엇인가

첫째,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시된 지문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제자가 요구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하고 글을 써야 한다. 작년 정시 문제를 예로 들면, 북핵문제와 관련하여 찬반 양쪽 입장에 대해 서술하라는 문제가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한쪽 입장만 서술했었다.

둘째, 글이 논리적인지, 형식이 타당한지를 본다.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었는지, 결론이 정확하게 도출되었는지가 중요하다. 200~400자 정도의 단문형 답안에서는 굳이 서론·본론·결론을 나눌 필요는 없겠지만, 형식을 갖출 필요는 있다.

셋째, 언어를 정확히 사용했느냐다. 학생들이 흔히 간과하는 부분인데, 올바른 철자법과 문법이 사용됐는지의 여부도 평가가 이루어지므로 유의해야 한다.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 맞는 적합한 어휘를 선택해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점을 하다가 눈에 거슬리는 답안지는 어떤 것인가

논술에서는 일관적으로 자기 의견을 서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간혹 내용과 상관없는 예문을 남발하는 경우가 있다. 한쪽 입장에서 일관된 논리를 내세우지 못하고 이쪽 저쪽의 입장을 취하는 것도 감점 요인이 된다. 또 요즘 학생들이 인터넷에 익숙한 탓에 채팅 용어나 비문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돼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확한 용어와 문장을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 남은 시간은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논술은 작문이 아니다. 글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을 비판적으로 읽고 자신의 생각을 쓰면 된다. 흔히 학생들은 무조건 독창적인 글이 좋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남과 다른 튀는 글을 쓰려다 보면, 서론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 보다는 제시문을 읽고, 정확한 주제를 파악해 요약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학생들은 남은 시간 동안 개별 교과서를 제시문으로 삼아 요약하는 연습을 하길 바란다. 요약 연습을 할 때에는 핵심어와 그 의미를 파악하고, 근거와 주장을 가려내며, 필자의 관점을 정리하는 것이 좋다. 한 문장으로 요약될 때까지 반복하면, 논술 준비뿐만 아니라 개별 교과 공부를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동국대에서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논술 지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논술을 막연하고 어렵게만 생각하는 학생을 돕고 싶어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신청한 학교를 대상으로 출제위원들이 직접 교실에 가서 논술 지도를 돕고 있다. 논술에 대한 지식이나 구체적인 방법, 우리학교 논술 출제 방향에 대해 정보를 제공한다.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

출처 : 별먹는 빛
글쓴이 : 설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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