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이 땅의 민초들은 다양한 상황에서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국가를 지켜왔다. 6·25 때는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항하여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냈다. 1987년 6월 항쟁에서는 군부 독재정권에 대항하여 '민주주의'의 가치를 복원하여 지켜냈다. 6월에 일어나지 않았지만 4·19 혁명과 5·18 민주항쟁 등 우리는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을 목숨 바쳐 지켰거나 지켜내려 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서 '나라를 지킨다는 것(호국)'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시대정신'을 이야기한다. 국가 또는 호국과 관련하여 시대정신이란 우리나라가 근거하고 있고 추구하는 가치가 외적 환경에 의해 공격을 받거나 위태로울 때, 또는 외적 환경이 국가적 가치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할 것을 요구할 때, 그에 맞춰 발로되는 국민적 집단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 공산화를 목숨 바쳐 막아낸 것이 당시의 시대정신이요, 이승만 독재부패정권을 타도한 4·19가 시대정신이며, 군사 독재정권에 항거한 5·18, 6·10 민중항쟁이 시대정신이었던 것이다. 이들 역사적 사건에서 읽혀지는 시대정신에는 종국적으로는 제헌 헌법 이래 우리 헌법이 내세우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녹아 있다. 모양과 모습을 달리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집권했지만, 그가 이끌었던 근대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평가해주는 것도 당시의 빈곤 탈출이라는 시대정신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이끈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지나간 역사의 순간순간의 시대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합의가 어려운 마당에 현재의 시대정신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대정신이란 우리 헌법이 근거하고 있는 기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토대인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가가 곧 시대정신을 판가름하는 표지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 역사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역사적으로 평가할 만한 가치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시대정신이라고 스스로 내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현안을 두고 대립하는 세력들 간에는 시대정신을 선점하려는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이 진정한 것인지 여부는 위에서 말한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할 것이다.
시대정신에 대해 이렇게 논의한 것은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열리는 기념식이 언젠가부터 일반 국민들로부터 감동을 주지 못하고, 보수 단체들 위주로 열리는 호국·보훈 기념행사 역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지 오래다. 소위 '민주화 기념식'은 보수 단체나 보수적 시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비난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대한민국이 근거하고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시대정신의 결과를 되새기고자 하는 것인데 현실이 왜 이 지경인가. 전쟁 기념식이나 민주화 기념식이나 국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가치와 정신을 기리자는 것인데도 양측 모두가 소 닭 보듯 하거나 더 나아가 서로가 서로를 대립적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까울 뿐이다. 양 극단에는 맹목적 애국주의(쇼비니즘)와 극좌파가 있을 것이다. 민주화가 상당히 진행된 결과 군사독재가 잉태한 극좌파는 급격히 쇠락했다. 반면 맹목적 애국주의는 '호국'이니 '애국'이니 하는 개념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여전히 굳건하게 온존하여 있다. 변화해가는 시대정신에 타협할 줄 모른다.
온 국민이 다 함께 기념하고 되새겨야 할 호국·보훈의 달이 국민들로부터 점점 멀어져가는 까닭은 맹목적 애국주의자들이 비타협적이고 구시대적으로 애국과 호국에 관한 한 모든 것을 독점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 참전 용사나 민주 인사나 모두가 현충일에 다함께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를 기념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오늘의 혼란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같은 혼란은 계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다.
1 호국의 의미를 논의해보시오.
2 언어(개념)에 의해서 국민이 분열되는 현상을 설명해 보시오.
3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 최윤재 |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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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대정신'을 이야기한다. 국가 또는 호국과 관련하여 시대정신이란 우리나라가 근거하고 있고 추구하는 가치가 외적 환경에 의해 공격을 받거나 위태로울 때, 또는 외적 환경이 국가적 가치를 위해 무언가 해야 할 것을 요구할 때, 그에 맞춰 발로되는 국민적 집단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6·25 전쟁이 일어났을 때 공산화를 목숨 바쳐 막아낸 것이 당시의 시대정신이요, 이승만 독재부패정권을 타도한 4·19가 시대정신이며, 군사 독재정권에 항거한 5·18, 6·10 민중항쟁이 시대정신이었던 것이다. 이들 역사적 사건에서 읽혀지는 시대정신에는 종국적으로는 제헌 헌법 이래 우리 헌법이 내세우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려는 의지가 녹아 있다. 모양과 모습을 달리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박정희 군사독재가 민주주의를 짓밟고 집권했지만, 그가 이끌었던 근대화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평가해주는 것도 당시의 빈곤 탈출이라는 시대정신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이끈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지나간 역사의 순간순간의 시대정신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합의가 어려운 마당에 현재의 시대정신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시대정신이란 우리 헌법이 근거하고 있는 기본적 가치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이다. 민주주의의 토대인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기본가치를 얼마나 잘 반영하고 있는가가 곧 시대정신을 판가름하는 표지가 된다는 것이다. 과거 역사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역사적으로 평가할 만한 가치의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시대정신이라고 스스로 내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현안을 두고 대립하는 세력들 간에는 시대정신을 선점하려는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이 진정한 것인지 여부는 위에서 말한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할 것이다.
시대정신에 대해 이렇게 논의한 것은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면서 한 가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 열리는 기념식이 언젠가부터 일반 국민들로부터 감동을 주지 못하고, 보수 단체들 위주로 열리는 호국·보훈 기념행사 역시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한 지 오래다. 소위 '민주화 기념식'은 보수 단체나 보수적 시민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비난의 대상이 되기 일쑤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대한민국이 근거하고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시대정신의 결과를 되새기고자 하는 것인데 현실이 왜 이 지경인가. 전쟁 기념식이나 민주화 기념식이나 국민 모두가 공유해야 할 가치와 정신을 기리자는 것인데도 양측 모두가 소 닭 보듯 하거나 더 나아가 서로가 서로를 대립적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까울 뿐이다. 양 극단에는 맹목적 애국주의(쇼비니즘)와 극좌파가 있을 것이다. 민주화가 상당히 진행된 결과 군사독재가 잉태한 극좌파는 급격히 쇠락했다. 반면 맹목적 애국주의는 '호국'이니 '애국'이니 하는 개념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여전히 굳건하게 온존하여 있다. 변화해가는 시대정신에 타협할 줄 모른다.
온 국민이 다 함께 기념하고 되새겨야 할 호국·보훈의 달이 국민들로부터 점점 멀어져가는 까닭은 맹목적 애국주의자들이 비타협적이고 구시대적으로 애국과 호국에 관한 한 모든 것을 독점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 참전 용사나 민주 인사나 모두가 현충일에 다함께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기본가치를 기념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이것부터 해결해야 오늘의 혼란이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같은 혼란은 계속적으로 반복될 것이다.
1 호국의 의미를 논의해보시오.
2 언어(개념)에 의해서 국민이 분열되는 현상을 설명해 보시오.
3 시대정신이란 무엇인가.
< 최윤재 | 서울디지털대학 문창학부 교수·한국논리논술연구소장 klogica@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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