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하지정맥류 심해지면 디스크-무릎관절염!

설경. 2008. 7. 13. 17:43
[동아일보]
‘정맥류’는 푸른색 또는 검붉은 색의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튀어 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다리 부분에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를 ‘하지정맥류’라고 부른다.

다리의 정맥은 심장에서 멀기 때문에 혈압이 낮지만 혈관의 판막이 있어 혈액의 역류가 일어나지 않는다. 바로 이 판막이 고장 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것.

하지정맥류는 교사, 미용사, 판매원 등 오래 서 있는 직업이나 더운 곳에서 오래 일하는 직업 종사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장시간 하체에 혈액이 쏠리는 것이 병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피임약, 호르몬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 하지정맥류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30, 40대 여성이 남성보다 3, 4배 발병률이 높다.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하지정맥류도 유전적 영향이 크다.

하지정맥류 초기에는 다리가 좀 부어 무겁다는 느낌이 든다. 심한 통증도 없다. 언뜻 보면 살짝 혈관이 튀어 나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대부분은 튀어나온 혈관이 손가락만큼 두꺼워져야 병원을 찾는다.

하지정맥류는 증상이 악화되면 디스크나 무릎 관절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심할 경우 염증이 생기거나 뼈가 썩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꽉 죄는 고탄력 정맥류 스타킹을 신으면 어느 정도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튀어나온 혈관의 직경이 1∼2mm(냉면 면발 굵기)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문제의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해 혈관을 굳히는 혈관경화요법으로 치료한다. 굳어진 혈관이 서서히 몸 안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거의 흉터가 남지 않는다.

중기로 접어들면 다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튀어나온 혈관이 3∼4mm(라면 면발 굵기), 심하면 4∼6mm(우동 면발 굵기)나 된다. 이 단계가 되면 다리가 무겁고 저려온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무릎 관절염이나 허리 디스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초음파를 이용해 레이저 관을 정맥 안으로 집어넣고 레이저로 문제가 되는 혈관을 제거한다.

말기가 되면 눈에 띄게 혈관이 도드라져 보인다. 튀어나온 혈관은 어른 손가락만큼 굵어진다. 다리의 통증과 붓기가 심해지고 묵직한 느낌이 더욱 강해진다. 이 때는 피부를 2mm 정도 절개하고 문제의 정맥을 제거한 후 레이저 치료를 병행한다. 말기 환자들은 30∼40년간 하지정맥류를 방치한 경우다.

전문가들은 “최근 하지정맥류 수술기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