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2010학년도 상위권 수험생 ‘수능 올인’ 가능성

설경. 2008. 10. 14. 14:38

서울대 수능우선선발전형 도입 추진 논란

내신 상대적으로 불리한 특목고학생 유리


서울대가 2010학년도부터 대학 수학능력시험 성적만으로 일부 학생을 선발하는 ‘수능우선선발전형’의 도입을 추진함에 따라 수능시험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특목고 학생 등이 상위권 대학 진학에 유리해진 반면 일반고 학생들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위권 학생들의 선택 폭은 넓어졌다.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에만 ‘올인’하면 서울대 입학 가능성이 열리고, 서울대 진학이 어렵더라도 연세대 고려대 등 수능우선선발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주요 사립대를 공략할 수 있게 된다.

서울 대치동 한 학원 관계자는 “상위권 학생들이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여러 대학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어 한층 유리해질 전망”이라며 “내신이나 논술과 비교해 가장 표준화된 시험인 수능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8학년도부터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해 수능우선선발전형을 도입했던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사립대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일반고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내신 성적을 극복하기 위해 높은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지원했던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대거 서울대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는 1차 전형에서 수능성적만으로 2배수를 뽑는다. 이어 2차 전형에서는 수능 점수가 ‘제로 베이스’가 되기 때문에 수능점수가 높고 내신이 낮은 특목고 학생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제도가 바뀌면 이들 중 상당수가 서울대로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신이 불리해 서울대에 지원하지 않았던 학생들의 연쇄이동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이사는 “주요 사립대들이 수시전형이나 기존 수능우선선발전형 정원을 늘리는 식의 대책방안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방침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평등성 교육 후퇴와 사교육 팽창 논란이 그것이다. 내신은 외면한 채 수능만으로 일정 비율의 학생을 선발하면서 공교육 황폐화의 심화가 예상되는가 하면 수능 올인을 위해 국제중과 특목고 진학에 매달리면서 사교육 시작 시점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학원가는 술렁거리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 한 대입학원 강사는 “상위권 학생의 경우 ‘수능 올인’으로 수능우선선발전형을 노릴 것인가, 논술을 대비해 정시와 수시를 같이 준비할 것인가를 미리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학지도를 바꿀 예정”이라고 말했다. 목동의 한 특목고 전문학원 강사는 “서울대는 타 대학과 달리 내신비중이 컸던 만큼 특목고 재학생들의 부담이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전학을 고려하거나 실제 전학하는 특목고생들이 적지 않았다”며 “서울대가 이 제도를 도입하면 특목고 진학이나 재학을 기피했던 일부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드는 셈이어서 특목고 입시 경쟁이 심화되면서 학생들이 특목고 대비 학원으로 더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현 정부의 ‘수월성 위주 교육정책’에 대한 전교조 등 각종 사회단체들의 불만이 제기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은 일제고사 같은 ‘수월성 정책’에 적응돼 있어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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