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단독>2010학년도 서울대 정시30% 수능 선발

설경. 2008. 10. 14. 14:40

2010학년부터 적용…수월성교육 논란

서울대가 현 고교 2학년생들이 대학입학시험을 치르는 2010학년도 정시모집에서 대학 수학능력시험 성적만으로 일정 비율의 학생을 뽑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대적으로 내신이 불리한 특목고 학생들이 서울대 입학에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발인원은 정시모집 정원(2009학년도 기준 1262명)의 최대 30%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논의를 통해 비율은 줄어들 수 있다. 서울대의 수월성 교육 강화로 교육의 ‘평등성이냐 수월성이냐’ 논란이 또다시 불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대학 단과대 학장들은 최근 회의에서 ‘수능우선선발전형’을 도입하기로 하고, 이 같은 의견을 입학관리본부에 전달했다. 이 전형은 내신 논술 면접 등의 다른 전형요소를 제외하고 오직 수능 점수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서울대 고위 관계자는 “교수들 사이에서 수능우선선발전형 도입에 대한 찬성의견이 모아진 상태”라며 “2010학년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2010학년도 입학전형을 다음달 초 확정할 계획이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각 대학의 입학전형을 모아 같은 달 말 발표한다.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주요 대학들은 2008학년도부터 일부 학과를 제외하고 정시모집 정원의 30~50%를 수능우선선발전형으로 선발했다. 일부 대학은 논술시험을 치르기도 했지만, 논술은 수능 동점자 처리를 위한 보조전형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이 전형에서 논술시험 도입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대는 수능을 사실상 ‘자격고사’ 수준에서 반영하고 있었다. 정시모집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성적만으로 정원의 2배수를 뽑고, 2단계에서 수능을 제외하고 내신 논술 면접 등 나머지 전형요소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 3월 2009학년도 입시전형을 발표하면서 수능우선선발전형 도입을 신중히 고려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내신을 외면한 채 수능에만 신경쓰면서 예상되는 ‘사교육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해 채택하지 않았다. 당시 김영정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2010학년도부터는 정시전형을 단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울대의 방침에 대해 “내신은 나쁘지만 수능 성적이 우수한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을 노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입시분석 결과, 전 영역 1등급의 수능 우수자들이 서울대 대신 연세대를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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