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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은 대학수학능력 시험 날이다. 집과 학원을 오가며 공부에 매진해 온 그동안의 노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시험을 앞두고 '안 아픈 게' 최고다.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갑작스런 생활패턴의 변화는 일시적인 '응급상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수험생들이 시험을 앞두고 흔히 겪게 되는 통증과 이에 대처하는 응급 관리법을 알아본다.◆긴장만 하면 배가 아프다수험생에게 갑작스레 찾아오는 대표적 불청객이 바로 복통이다. 여유가 좀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제대로 진단받는 게 좋지만 시험 직전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일단 원인을 '스트레스'로 볼 경우 크게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배가 쓰리고, 따가우며, 불에 덴 것 같은 통증이라면 '신경성 위염'일 가능성이 높다. 약국에서 '위산 억제제'나 '제산제'를 구입해 응급으로 먹는다. 반면 속이 부글부글 끓는 느낌이거나 쥐어짜는 고통이 있으면 경련에 따른 통증을 의심해 진경제(항경련제)를 복용한다. 역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스트레스에 예민한 수험생들은 시험당일 아침에 약국이 일찍 문을 열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미리 약을 챙겨놓는 것이 좋겠다.복통과 함께 설사가 나온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가능성이 있으므로 심할 경우 지사제를 먹는다. 물론 이 모든 경우는 병원에 갈 여유가 없으며 응급실에 갈 정도는 아닌 '경미한 상태'에만 해당한다. 가벼운 복통이 아니라 식중독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구토, 설사, 열, 복통이 종합적으로 오며 그 정도가 심하면 식중독으로 의심될 수 있다. 무엇보다 평소 잘 먹지 않았던 음식, 상하기 쉬운 음식, 찬 음식 등은 피하고 식중독을 예방하는 것이 상책이다. ◆지금까지 괜찮던 허리가 시험날 하필…만성적인 척추질환이 없었는데 갑작스레 허리가 아파온다면 일단 '요추염좌'로 보면 된다. 허리척추 주위의 근육이나 인대가 늘어나 파열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허리를 삐었다고도 한다. 수험생의 경우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다보면 척추에 무리가 생겨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해질 수 있다. 이 때 허리를 갑자기 구부리는 등 자세를 바꾸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다보면 급성 요추염좌가 오기 쉽다. 응급처치를 위해선 딱딱한 침상에 반듯이 누워 무릎 밑에 베개나 담요를 깐다. 반듯이 눕기 어려우면 옆으로 자세를 바꾼다. 통증이 완화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병원으로 갈 시간도 없다면 물리치료를 한다. 만성요통일 경우 온찜질이 좋지만 급성이라면 냉찜질이 낫다. 물 적신 수건에 얼음을 적당히 넣고 허리에 굴리듯 마사지해 준다. 파스를 붙이더라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 좋다. 진통제나 근육 이완제를 복용할 수도 있다. 다만 진통제는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평소 허리가 약했던 수험생은 허리 보조기를 미리 준비한다. 의료기기 상점이나 대형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머리를 너무 써서 두통이?두통 역시 스트레스로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뇌에 혈액순환을 원활해지지 않아 뇌로 가야할 산소가 부족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두통과 어지럼증을 수반한다. 거북이처럼 머리를 앞으로 쭈욱 뺀 상태로 오래 앉아 있으면 이런 증상이 올 수 있다. 거북이 자세는 근육과 인대를 늘어나게 해 어깨와 팔에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좋은 자세를 유지해 갑작스런 두통을 예방하자. 감기에 따른 두통이라면 약을 먹어야겠지만 무턱대고 종합감기약에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나쁠 수 있다. 무엇보다 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없는가 미리 약사와 상의해서 고르도록 하자.◆무엇보다 '마음 다스리기'가 최고약간의 긴장감과 스트레스는 동기 부여가 되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는 금물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본인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시험을 앞두고 억지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산책이나 가벼운 운동, 스트레칭 등으로 심신을 안정시켜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적당한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채소의 경우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참고할만 하다. 충분한 수면도 빠질 수 없는데 인간의 뇌는 잠에서 깨어 최소한 2시간이 지나야 정상 활동을 하므로 시험당일 기상시간을 여기에 맞추도록 한다.평소에 일어나는 시간과 차이가 난다면 몸이 적응할 수 있게 조금씩 기상시간을 늦추거나 앞당긴다. 하루에 15분 가량의 변화가 적당하다고 한다. 또 시험에 임박해 한약 등 몸에 좋다는 약을 갑자기 복용하는 것도 몸의 균형을 깰 수 있으니 되도록 삼가하는 게 좋다. 도움말=강서미즈메디병원 소화기내과 박기호 과장, 현대유비스병원 내과 박수제 과장, 이정돈내과 이정돈 원장, 고대구로병원 정신과 이문수 교수, 고도일신경외과 고도일 대표원장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nomy.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nomy.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