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천사일 뿐이고, 난 보수일 뿐이고" /November Rain - Guns N' Roses
설경.2008. 11. 18. 15:48
문근영 선행에 악플… 메카시즘 단면
[CBS보도국 변상욱 기자] 최근 ‘기부천사’라는 닉네임까지 얻은 배우 문근영 씨에 대한 악플 테러가 심각해 이슈가 되고 있다. 악플들의 내용은 참으로 소박하고 단순하다.
◈ 넌, 순수할 뿐이고, 천사일 뿐이고, 난 보수일뿐이고
'문근영 씨 집안 내력을 살피면서 과거 그 집안에 좌익인사가 있었다, 민주화운동가가 있었다, 그걸 덮으려 선행을 하고 있고 이 때문에 좌경화된 언론들이 설쳐대며 문근영 씨를 띄우고 있다. 그 의도가 뭐냐'........ 군사 전문가 지 모 씨는 아예 <북한의 공작과 문근영 케이스>라는 다소 섬뜩한 제목을 달아 “....... 비전향 장기수를 통일운동가로 승화시키고 광주와 김대중을 함께 승화시키려는 메시지다”라는 글까지 올려 색깔 악플을 부채질했다. 정말 그렇게 믿고 있나?????
이것은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것이 우익과 좌익, 두 집단 중 어느 쪽에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느냐 불리하게 작용하느냐'부터 따지고 조금이라도 불리하다 싶으면 발작적으로 작용하는 메카시즘의 한 단면이다.
흔히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이야기한다. 특권층이나 지도층이 지녀야 하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가리킨다.다. 이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유럽에서는 귀족계급에게 적용되었지만 미국에서는 부유층에게 적용되어 왔다. 미국의 부유층은 자선활동과 기부를 어떤 곳에 어느 정도로 하고 있느냐를 갖고 서로를 평가하는 전통을 키워 왔다. 이것이 미국에서 카네기나 록펠러, 빌 게이츠처럼 존경받는 재벌이 탄생한 배경이다. 또한 미국 부유층의 광범위한 사회 기부는 미국이라는 신흥국가가 건국 초기의 혼란과 부패를 해결하고 빠른 속도로 성숙해 지는 토대가 되었다.
유럽 귀족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는 귀족이 없는 미국에서 이렇게 다른 모습으로 발전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사회기부를 마음먹고 내놓는 선행이나 자선사업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기부는 자선이나 선행이 아니라 책임과 의무이자 삶의 자연스런 방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기부는 기부일 뿐 착각하지 말자 !
◈ 길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문제는 술에 취한 것
KBS <시사투나잇> 이라는 프로그램이 지난 주 마지막 방송을 했다. 사회 부조리에 대해 비판적이고 개혁적인 프로그램이라 모두들 종방에 아쉬워하고 반발도 크다. 블로거 <미디어 몽구>에서 <시사투나잇> 마지막 방송 현장을 취재해 인터넷에 올렸다. 이 동영상에는 제작진이 마지막 방송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들어 있다. 그런데 대표적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여기에 대해 성명을 냈다.
“<시사투나잇>이 마지막 방송을 했다. 제작진이 우는 장면까지 방송됐다. 그럴듯해 보였다. 마지막 방송까지 여전히 선동적이고 제작진 자신들의 감정만 중요했는가. 공영방송이 그래서 되는가. 마지막에 넣은 음악 November Rain, ‘11월의 비’라는 노래도 순수하지 않다. 편파적인 제작진들을 영원히 방송에서 퇴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사투나잇>이 아니고 <시사투나잇> 방송장면을 찍은 미디어 몽구의 동영상. 이 동영상에 40만 명이 몰리고 반응이 뜨겁자 <시사투나잇>이 되살아날까 봐 강하게 견제하다보니 혼동해 엉뚱한 실수. KBS제작진의 항의전화를 받고 오전 논평을 취소하며 사과했다.
한 건 더.뉴라이트 전국연합과 뉴라이트 학부모연합 등은 어제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좌편향 역사 교과서의 검정 취소를 주장했다. 그것은 입장과 시각에 따라 당연 할 수 있는 이야기.그런데 뒤에 따라 나온 것은 “교과부 장관. 차관. 국장. 과장이 모두 노무현 직계 좌파들이라 교과서 개혁이 진척이 없다. 교과부 내 좌익 관리들을 퇴출하라”
누가 좌익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회복지단체에 기부금 낸 사람들부터 조사하면 되는 것 아닐까? 이렇게 이념에 취해 있으니 길이 보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