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커버스토리
연세대는 2010학년도 전형계획안을 내면서 ‘논술’ 대신 ‘대학별고사’라는 말을 썼다. 이를 두고 한 입시전문가는 “본고사형 논술을 도입하겠다는 암시”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2010학년도 대학별고사의 출제 방향을 놓고 갖가지 오해가 난무하지만 ‘본고사형 논술’이 대세가 되리라는 데 이견이 없는 모양새다. 신동원 휘문고 교사는 “본고사형 논술 출제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만 지켜진다면 학교 교사들이 대비하기는 훨씬 수월한 면이 있다”며 “학생들도 수능 심화 학습을 통해 본고사형 논술 대비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부의 신’(www.gongsin.com)에서 활동하는 진짜 ‘공신’들이 수능과 논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법을 공개했다.
언어영역
낯선 비문학제시문, 요약훈련으로 친숙
언어영역 과외를 하다 보면 자연계열 남학생은 철학이나 언어생활 등의 제시문을 어려워하고 인문계열 여학생은 과학기술 등의 제시문을 어려워하는 공통적인 경향을 파악하게 된다. 겨울방학에는 이처럼 각자 취약한 성격의 제시문을 파악한 뒤에 이를 극복하는 훈련을 하는 게 필수다. 특히 평소 어려워하던 비문학 제시문에 익숙해지면 인문계열 논술까지 대비할 수 있어 좋다.
나는 비문학 제시문에 익숙해지기 위해 ‘요약하기’ 방법을 썼다. 제시문을 한 번 읽은 뒤에 문제집을 덮고 그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는 것이다. 요약이 수월해질 때까지 제시문 읽기를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참고서나 문제집에 나와 있는 제시문 해제와 나의 요약을 견줘 놓친 부분이나 오해한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면 완벽한 마무리다. 최근의 논술 출제 경향을 보면 제시문을 요약하라는 문제가 가장 먼저 주어지므로 이런 훈련은 자연스레 논술 대비의 효과를 낼 수 있다.
글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개 비문학 제시문은 가, 나, 다 등의 기호가 붙어 단락으로 나눠져 있는데 각 단락이 서로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다. 학생들은 ‘가~다 단락의 공통점은?’, ‘윗글의 서술방식은?’ 등의 문제를 많이 틀리는데 단락 간의 관계를 해명하는 연습을 하면 쉽게 풀 수 있게 된다. 이 역시 앞단락의 주장을 뒷단락으로 반박하라는 문제가 출제되는 인문계열 논술 대비에 효과적일 수 있다.
비문학 제시문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같은 종류의 제시문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제시문 100개 정도 하면 아무리 어려운 제시문도 독해할 수 있다. 문제를 푸는 것보다 제시문을 완벽하게 요약하고 단락 간 구조를 분석하는 데 무게를 둔다. 이때 쌓이는 배경지식은 논술 대비에도 좋다.
이원기(서울대 국어교육과)
수리영역
공식 유도과정 이해, 무수한 반복이 비결
수학의 기본은 ‘공식 암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공식의 뿌리는 개념이고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고난도 수능 문제나 수리논술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없다.
개념에 대한 바른 이해는 문제의 해답을 암기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개념은 한두 번 설명을 듣거나 읽는 정도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복습해야 머릿속에 개념의 체계가 생긴다. 나 역시 고3이 되기 전에는 개념의 중요성을 잘 몰랐고 공식을 암기하기만 했다. 하지만 수능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면서부터 교과서를 끼고 살았다. 대개 교과서에는 학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념에 대한 상세하고 가장 친절한 설명이 있는데 이것을 무수히 반복해 읽고 쓰면 효과가 있다. 머릿속에 그 개념을 떠올렸을 때 관련된 식이 자연스레 떠오를 때까지 무수히 반복해야 한다.
고2 겨울방학 때는 수능 기출문제를 풀면서 자주 나오는 개념이 뭔지 확인하고 그것이 교과서의 어느 부분에 나오는지 찾아 완전히 익혀야 한다. 이때에는 잡다하게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한 문제를 여러번 푸는 게 좋다. 흔히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접해봐야 수학 실력이 는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한 문제라도 개념 적용부터 풀이과정까지 완벽하게 익히면 유사한 유형이 나왔을 때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네 권의 문제집을 한 번씩 보는 것보다 한 권의 문제집을 네 번 보는 게 낫다.
김지석(서울대 수학교육과)
사회탐구영역
부족한 부분 진단뒤 관련지식 모아둬야
고2 겨울방학은 사회탐구 영역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다. 우선 고1, 2학년에 학교 수업을 통해 배웠던 과목들을 위주로 나의 상태를 진단해 보는 게 중요하다. ‘내가 어떤 개념을 계속 틀리고 있나’, ‘내가 무엇을 잘못 생각해서 문제들을 틀리는 것일까?’, ‘그 개념을 몰라서일까? 잘못 알아서일까?’ 등이 이때 스스로에게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대개는 내신이나 모의고사 대비에 급급해서 개념들의 정확한 정의나 관계를 알지 못하는 일이 많다.
따라서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 풀이를 통해 부족하거나 부정확한 부분을 찾아내는 게 먼저다. 자주 틀리는 문제를 확인해 취약점이 파악됐다면 교과서나 참고서에 몰랐던 내용을 몰아 적는 게 좋다. 흔히 이를 ‘단권화’라고 한다. 예를 들어 경제의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이를 설명한 참고서나 교과서에 상세하게 덧붙이는 식이다. 하나의 개념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개념들 사이의 연관성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논술에서 주장의 근거를 풍부하게 제시해야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최근 연세대 논술 예시문항에 경제교과의 ‘지니계수’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 사탐의 경제를 공부하면서 지니계수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모은 적이 있다면 도움이 됐을 것이다. 논술 준비를 한다며 어려운 철학책을 읽으며 끙끙거리는 것보다 수능 공부과 병행할 수 있는 이 방법이 더 유용할 것 같다.
가끔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에 치중한 나머지, 사회탐구를 소홀히 하거나, 본격적인 공부시기를 지나치게 늦추는 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사회탐구 영역은 그 과목 자체로서도 굉장히 중요하고, 나아가 논술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겨울방학을 활용해 기초를 다지길 바란다.
최우영(고려대 정경대학)
과학탐구영역
연관목차까지 익혀 통합적 공부 저절로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수능과 학생부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통합교과형 논술’이나 수학이나 과학 교과에 대한 지식을 묻는 구술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자연계열의 대학별고사, 특히 논술은 과탐의 학습 내용이 기초가 되므로 평소 공부법을 수능과 내신, 논술과 구술 면접까지도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고3이 되기 전 맞는 겨울방학은 통합적 학습을 통해 사고력을 키우기에 알맞다.
이렇게 품이 많이 드는 공부법을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는 건 이번 겨울방학이 마지막이다. 이번 겨울방학에는 수능 기출문제를 풀면서 중요한 개념을 정리하고 교과서나 참고서를 뒤져 끊임없이 확장하는 공부를 하자.
이지혜(서울대 과학교육과)
외국어영역
문제풀이 연습보다 지문이해 연습부터
2010학년도 논술에는 영어 제시문이 나올 거란 얘기가 도는 모양이다. 게다가 올해 수능에는 장문독해가 나와 수험생들이 곤란을 겪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하지만 장문 독해나 고난도 지문 독해 등은 의외로 쉽고 재미있게 대비할 수 있다.
우선 영어는 시험에서 만점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사소통하기 위해서 배우는 거라는 본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영어를 문제풀이식으로 공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외국어영역 대비를 한다며 초시계를 보며 시간 맞추는 연습을 하는 게 가장 어리석다. 문제풀이는 한 달만 연습해도 된다. 지문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훈련을 하는 게 먼저다.
단어 암기는 영어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일이다. 대신 단어를 외울 때는 단어장에 단어만 적어놓고 뜻을 연상하면서 외우는 게 좋다. ‘발전하다’는 뜻과 ‘사진을 현상하다’는 뜻을 동시에 지닌 ‘develop’은 ‘사진을 현상하는 것처럼 조금씩 뭔가 생기고 성과가 드러나는 게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외우는 식이다.
다음은 영어 문장의 구조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조사까지 일일이 찾아 해체하듯 해석하면 문장의 구조를 익힐 수 없다. 핵심이 되는 주어와 동사를 찾아 동그라미를 치면서 공부하면 문장 안에서도 중요한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토플의 어렵고 긴 문장을 해석할 때 이런 방법을 주로 썼다.
사실 영어공부는 문제집보다 영어신문이나 간단한 소설이 훨씬 도움이 된다. 특히 영자신문을 읽으면 장문독해와 논술 영어 제시문 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영화를 본 뒤에 영화의 원작소설을 찾아 읽는 것도 좋다.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병 속에 든 편지>, <워크 투 리멤버>, <노트북> 등을 추천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수능 문제는 사실 ‘누워서 떡 먹기’다.
이선경(연세대 경제학부, <영어의 신> 저자)
세상을 보는 정직한 눈 <한겨레>
'2008~ 대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외국어대학교]‘나’군서 생활보호대상자 특별전형 실시 (0) | 2008.12.08 |
---|---|
[한양대학교]건축대·정보통신대 공과대로 통합 모집 (0) | 2008.12.08 |
예비고3 겨울방학 학습전략 (0) | 2008.12.08 |
수험생이 궁금해하는 입시문답 /정시지원 주의할 점은 (0) | 2008.12.08 |
겨울을 잘넘기는 예비 고3, 다음 겨울에 웃는다 (0) | 2008.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