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내년도 역시 수능이 변수…냉정하게 자신을 파악하라

설경. 2009. 1. 19. 20:41

재수생을 위한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ㆍ수시 수도권 노린다면 논술준비 필수
ㆍ자율학부 성격모호 합격점수 낮을 듯

2009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은 수험생도 있지만 기대에 못미쳐 2010학년도 입시에 다시 도전하려는 수험생들도 많다. 다시 한해를 준비해야 할 재수생들을 위해 내년도 입시 전망을 정리했다.

수시냐 정시냐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소장은 “올해는 수능 비중이 커짐에 따라 재수생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연계보다 인문계가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자연계는 약학전문대학원 신설에 따른 여파로 2009학년도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는 데다 의학전문대학원 선발인원 감소로 재수생 숫자가 2~3년 전부터 줄어드는 추세다. 인문계는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따라 법대가 폐지되더라도 해당 인원만큼 자유전공학부를 신설·선발해 큰 차이가 없다.

2010학년도 입시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능이다. 2009학년도 입시에서 재도입된 수능 표준점수제에 따라 수능의 영향력이 커졌다. 수시전형의 경우 정시보다 선발 인원이 많다. 내신 위주의 전형이 아니라면 대부분 지원할 수 있다. 2010학년도 입시부터 수시1학기 모집이 폐지돼 원서접수는 9월에 시작된다.

2010학년도에는 수시전형에서 36개 대학이 논술고사를 실시한다. 2009학년도 25개보다 늘어났다. 논술에 자신이 있는 수험생이라면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서울대 수시전형에서는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된 112명이 불합격 처리됐다. 이 소장은 “수시의 경우 특기자전형 등도 있지만 수도권 소재 대학을 노린다면 논술 준비를 빼놓을 수 없다”며 “수시의 경우 재수생들에게 불리한 점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정시에서 수능 점수는 중요하다. 재수생들은 이미 학교 수업을 통해 기본개념을 어느 정도 갖춘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한다. 재수생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학원에 등록하지만 자신만의 약점을 보완하려면 학원수업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자기만의 공부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분량의 문제를 풀어 보면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한다. 자신이 해당 개념이나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체크한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경기침체 영향으로 취업전망이 비교적 밝은 의대·경영대·교육대 등으로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학부 전망

법과대가 폐지되고 신설된 자유전공학부는 2009학년도 입시에서 수험생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예상 외로 합격자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솔학원이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 1월 초까지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 등의 정시 일반전형 수능 우선선발과 1단계 합격자 발표를 통해 나타난 수험생들의 수능 성적을 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서울대는 정시 1단계 2배수 합격자 수능 최저 점수가 자유전공학부는 622.57점(표준점수 900점 기준)으로 인문계 12개 모집단위 중 5위였다. 이는 중위권 수준 정도다. 연세대는 정시 수능 우선 선발(모집 인원의 50%)의 최저 합격 점수에서 자유전공이 277.74점(표준점수 400점 기준)으로 인문계 11개 모집단위 중 5위로 역시 중간 정도 수준이었다.

고려대는 정시 수능 우선 선발(모집 인원의 50%)의 최저 합격 점수에서 자유전공이 468.72점(표준점수 500점 만점 환산)으로 인문계 14개 모집단위 중 하위권인 13위를 기록했다.

자유전공학부가 이처럼 낮은 합격점수를 나타낸 것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모호한 학부의 성격’을 이유로 꼽았다.

오종은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학부 운영이나 미래 진로가 불안정할 것이라 예상하고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기피한 것”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별 중위권 또는 중하위권 지원자들이 배짱지원으로 해당학부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민영기자 m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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