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정체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 언론의 하나인 동아일보사가 발행하는 월간지 신동아는 2월호 기사에서 ‘미네르바는 개인이 아닌 7명 그룹이고 검찰이 구속한 박모씨는 그룹의 일원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미네르바의 기고문을 실었던 이 잡지의 보도는 박모씨를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검찰이나 구속적부심을 기각한 법원 결정과 어긋난다.
국민들은 때아닌 2명의 미네르바 출현으로 혼란에 빠져 있다. 현재로서는 둘 중의 하나는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밖에는 할 수 없다.
미네르바가 누구인가. 단순한 인터넷 논객이 아니라 그의 글 하나에 일부 인사는 그를 경제대통령, 국민의 경제 스승이라며 매달리지 않았던가. 또한 연말에는 긴급 명령 1호 공문을 보냈다는 허위의 글로 달러 매수세가 폭증해 환율 방어를 위해 귀중한 외화 20억달러가 추가로 소요되게 한 중대 경제범죄인이다. 법원도 그런 이유로 그를 구속했고 그의 적부심 신청도 기각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검찰은 이런 현실에서 재수사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아일보사가 검찰 수사에 의문점을 제시한 만큼 검찰은 법의 존엄과 신뢰를 위해서도 진실은 가려야 한다고 본다. 물론 검찰이 거짓 수사를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는 동아일보사가 거짓을 말했다고도 보지 않는다. 최소한 둘 중의 하나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 진짜 미네르바는 웃으면서 거리를 활보하는 동안 가짜 미네르바가 곤욕을 치뤄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회 정의에 반한다. 검찰이 제2의 미네르바 실체 규명을 위해 재수사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넷 언론에 의해 사회가 요동을 치는 가벼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진짜 미네르바가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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