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자료

[술술~논술]정원석의 무결점 논술 / 5. 문법적 문장 표현의 비결

설경. 2007. 9. 22. 01:58
◆정원석의 무결점 논술 / 5. 문법적 문장 표현의 비결◆

지난주에는 문법적 문장의 기본 요건은 바로 '문장 성분 간의 호응'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제도는 기업 활동을 돕자는 취지이다'라는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일단 '이 제도'도 체언, '취지'도 체언이기에 일견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에 별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문장은 엄연히 문법적으로 '비문(非文)'이다. 어째서 그럴까?

(1)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

1) 서술어를 [체언+'이다'(서술격 조사)] 형태(유개념 서술어:'체언형' 서술어라 칭함)로 표현하는 경우

① 반드시 주어의 체언과 서술어의 체언 사이의 일치 관계를 염두에 두라.

'이 제도는 기업 활동을 돕자는 취지이다'라는 문장을 다시 꼼꼼히 분석해 보자. 일단 문장의 주어는 '이 제도는', 서술어는 '취지이다'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장 구조를 좀 더 쉽게 도식화하면 'A는 B이다' 형태로 규정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이 형태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대단히 자주 사용하는 문장 형태이기도 하다. 그런데 엄밀히 따져볼 때 이성적 어조(설명문이나 해설문 등 해명적 글쓰기의 어조)상에서 이 문장 구조는 보편적으로 [A≒B]라는 '동일' 또는 '일치' 관계가 성립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 제도는 기업 활동을 돕자는 취지이다'라는 문장은 'A는 B이다' 형태로서 [A≒B]라는 일치 관계가 성립하는가? 두 단어 의미와 성격만 비교해 보더라도 [이 제도≒취지]의 관계가 아님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이 제도의 취지는 기업 활동을 돕자는 것이다' 등과 같이 표현해 주어ㆍ서술어의 두 체언(~취지≒~것)을 일치시키든지, '이 제도는 ~취지로부터 만들어졌다' '~취지를 담고 있다' 등과 같이 아예 '용언형' 서술어 형태(동작ㆍ상태ㆍ성질 서술어:동사ㆍ형용사 형태의 서술어를 칭함)로 호응시켜야 문법적으로도 맞고 본래 의미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현재는 세계화다'라는 문장도 살펴보자. 이 문장 역시 언뜻 보기에는 '현재'라는 체언과 '세계화'라는 체언 사이에 일치 관계가 성립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현재'는 특정한 시점을 지칭하는 시재 범주의 용어인 반면 '세계화'는 특정한 추세를 지칭하는 현상 범주의 용어다. 다시 말해 두 용어는 그 의미나 지칭하는 대상이 '동일'하지도 않을 뿐더러 범주와 층위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현재≠세계화). 따라서 역시 '현재는 세계화 추세가 보편화된 시대이다' 등과 같이 주어ㆍ서술어의 두 체언을 일치시키든지(현재≒시대), '현재 세계화의 추세가 진행되고 있다' 등과 같이 주어에 용언형 서술어 형태를 호응시켜야 한다.

이제 이해가 가는가?

그렇다면 다음의 예문을 스스로 교정해 보도록 하자(정답은 다음 주에 살펴보겠다).

a. '미국 흑인의 노예상태에서의 해방은 남북전쟁노예해방선언도 아닌 목화 따는 기계의 발명이었다.'

b. '그가 실패한 원인은 게을렀기 때문이다.'

c. '나는 3학년이다.'

■ 주술 호응의 포인트

가) 주어(A는)에 체언형 서술어(B이다)를 호응시키려면 'A≒B'의 동일(일치) 관계가 엄밀하게 성립되도록 맞춰라.

나) 대부분의 경우 주어와 용언형 서술어로 호응시키는 것이 더 간결하고 자연스럽다.

[정원석 대성논술아카데미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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