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영어논문대회 수상비법 "내가 쓴 글 끊임없이 고치면서 실력 키워"

고교 영어논문대회 수상비법

부산 동래여고 2학년 안정빈(17)양은 지난 1월 19일 부산시가 주최한 '고교생 영어논문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제출한 논문 제목은 '트랜스지방이 쥐의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미치는 영향(The effect that taking in trans fat and other fats has on cholesterol and other fat concentration).' 안양은 쥐에게 버터, 식용유 등을 먹이며 몸 상태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바탕으로 논문을 썼다. 어려운 실험을 직접 해 결론을 도출한 점과 영어 표현력, 논리적인 사고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운 단어로 직접 문장 만들어보며 영어 실력 쌓아안양은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2~3학년동안 미국에서 지냈다. 귀국 후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동네의 작은 영어회화학원에 다녔다. 미국에서 익힌 영어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초등학교 졸업 무렵, 매일 반복되는 비슷한 학원 수업에 흥미를 잃어 학원을 그만뒀다. 영어책과 테이프 등을 활용해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안양의 하루는 팝송 등을 담은 CD를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침 등교 전이나 등굣길을 활용해 틈틈이 듣는다. CNN방송을 녹음한 CD도 듣기 공부에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별도의 교재를 쓰지 않고 CD를 듣기만 했는데도 듣기 실력이 부쩍 늘었다. 단어는 연습장에 쓰면서 외우기보다 소리 내 읽으면서 외웠다.먼저 사전에 나와 있는 발음기호를 따라 발음해보고, 테이프로 원어민 발음을 들으면서 발음의 차이를 확인했다. 영화나 미국 드라마를 볼 때도 밑의 자막을 가려놓고 봤다. 또 그날 외운 단어가 들어가는 문장을 하나씩 만들어 외웠다.

 

 안양은 "외운 단어로 직접 문장을 만들면 단어의 활용을 쉽게 익히는 것은 물론 작문실력까지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부터는 스스로 문법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문법 중심으로 가르치는 학원에 다닌다. 문법 문제를 집중해서 풀면서 오답노트를 만들어 자주 틀리는 내용이나 중요한 문법 등을 적어두고 시간 날 때마다 외웠다.

 

■쓴 글 여러 번 고쳐 써보면서 작문 실력 늘어영어 실력이 뛰어난 안양에게도 '쓰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일 영어 일기쓰기를 하면서 쓰기 공부를 계속했다. 이번 대회에 제출한 논문을 쓸 때도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단어와 문법적 지식을 총동원했다.한번 글을 쓰고 다시 고쳐 쓰기를 수 차례. 논문 한편을 쓰는 데 2~3주의 시간이 소요됐다. 전문용어나 난해한 표현 등은 학교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안양은 "처음부터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을 버리라"며 "자신이 쓴 글을 보면서 끊임없이 고쳐나가는 훈련을 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안양은 일찍부터 '말하기' 공부를 따로 했다. 일요일마다 집에서 아빠와 영어로 토론하거나 책을 읽고 소감을 영어로 말해보는 대화를 통해 말솜씨는 물론 상식까지 넓혔다. '눈을 너무 자주 깜박거리지 마라' '자신 있는 손짓과 몸짓을 보여라' 등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할 때의 주의점 등도 배우고 연습했다. 덕분에 이양은 영어 표현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양은 "영어 실력을 확인해볼 겸 크고 작은 영어대회에 나가보는 것이 좋다"며 "우수한 성적으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도 있고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조언했다.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syoh@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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