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아픔 없는 '범죄형 인간'을 조심하라
무서운 세상입니다. 이혜진·우예슬양 살해사건은 '사이코패스(Psychopath, 반사회적 인격 장애)'에 의한 범죄라는 점에서 할 말을 잃게 만들어요. 심리학에서 사이코패스는 죄의식이 없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하며 자신의 불행을 타인·사회 탓으로 돌리는 '범죄형 인간'을 뜻합니다.
피의자 정모씨는 겉으론 인사성이 밝았다고 합니다. 이웃들도 "말 수가 적은 선량한 사람"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그는 10평도 안 되는 지하 셋방에 숨어 범죄와 일탈을 꿈꿨습니다. 밤마다 차를 빌려 대리운전을 하며 거리에서 희생양을 물색했어요. 성인 여성과 어린이 등 연령을 넘나들며 성폭행과 실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정씨처럼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지닌 이들은 타인의 감정이나 그들에게 입힌 피해에 대해 반성하거나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합니다. 자신의 일탈을 합리화하고 쾌락과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입니다. 정씨는 살해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교통사고를 냈다"거나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며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했습니다.
다만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는 경우는, 그 행동의 결과로 처벌을 받게 됐다는 사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지 양심의 가책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들은 충동적이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합니다. 정씨의 경우 변변한 직업도 없이 대리운전이나 컴퓨터 수리공으로 지냈다고 해요.
언론은 정씨에게 '소아기호증' 의혹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좀 더 수사해봐야겠지만 심리학자들은 소아기호증적 행위가 '반사회성 인격장애' 구조의 한 부분으로 해석합니다. 소아를 성적으로 정복하는 것을 사회에 대한 복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지요.
이런 부류의 인간들은 어린 시절 자신이 실제로 성적 학대의 희생자였던 경우가 많다고 해요. 자신의 성에 대한 지속적인 불쾌감 또는 자신의 성 역할에 대한 부적절한 느낌이 누적된 것이란 얘깁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정신적 외상을 변형시켜 타인을 학대, 정복감이나 승리감을 느낀다는 것이지요.
미국
정신의학자들이 만든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DSM)'이란 게 있습니다. 현재 네 번째 개정판(DSM-Ⅳ)이 나왔는데 심리장애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있지요. 이 편람에서 반사회성 성격장애 진단기준을 찾아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자책의 결여,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거나 학대하고 절도행위를 하고도 무관심하거나 합리화하는 양상으로 드러난다. 나이가 18세 이상이며 15세 이전에 발생한 품행장애 증거가 있어야 한다'
혹 우리 주위에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없는지 둘러봐야겠습니다. 무서운 세상이니까요.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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