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특수대학교 ‘특수한 도전’/ 사관학교·경찰대·한예종·카이스트…

설경. 2008. 5. 26. 19:59
[한겨레] 사관학교·경찰대·한예종·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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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교 지난해 경쟁률 11대1 인기
사관학교 수능반영 40%→80%로
한예종은 수능 대신 자체 필기고사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내는 '전국 4년제 대학교 입학전형계획'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학교들이 있다. 육군 해군 공군사관학교국군간호사관학교, 경찰대학,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ㆍ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전통문화학교 등 이른바 '특수대학교'로 분류되는 곳들이다. 이들 8개 주요 특수대학교의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해 입시를 보면 2350여명 모집에 2만753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평균 11: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들은 교육부가 아닌 관련 정부부처 산하에 있으면서 일반 4년제 대학과는 다른 전형일정과 전형방법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26일 한국전통문화학교의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이들 대학의 09학년도 신입생 선발절차가 시작된다.

2008 사관학교 평가관리실장 초청 좌담회(

영상제공 : ETOOS)
■ 사관학교=

4개 사관학교는 전형일정과 전형방법이 거의 비슷하다. 특히 지원자의 3~4배수를 걸러내는 수능 형태의 1차 학과 시험은 공동출제가 원칙이다. 올해는 주관사인 공사가 출제한 문제로 4개 학교가 1차 시험을 치른다. 2차 전형은 1박2일(해사는 2박3일) 일정으로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인ㆍ적성검사, 논술 등을 본다. 2차 전형으로 합격자의 2배수를 걸러낸 뒤 12월 발표되는 수능 성적을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육ㆍ해ㆍ공사와 국군간호사관학교의 올해 입시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수능 반영 비율이다. 지난해 40%에 그쳤던 것이 올해 80%로 크게 늘었다. 전체 성적의 50%를 차지했던 학생부 반영 비율은 10%로 줄었다. 면접과 적성검사 등을 치르는 2차 전형의 결과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0% 반영된다. 김용규 해군사관학교 평가관리실장은 "해사의 경우 학생부는 100점 만점에 85점이 기본점수이며 내신 실질 반영률은 1.5%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 경찰대학=

경찰대는 올해 120명을 뽑는다. 문과 이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으며 법학과와 행정학과의 배정은 입학한 뒤에 이뤄진다. 사관학교와 마찬가지로 수능 형태의 1차 학과시험을 치르며 여기서 모집정원의 3배수를 뽑는다. 시험과목은 탐구영역을 뺀 언어, 외국어, 수리영역이며 수리영역의 출제범위에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배우는 '수학Ⅱ'는 포함되지 않는다. 2차 전형에서는 체력검사와 적성검사, 신체검사, 면접시험을 치르며 이 가운데 체력검사만이 점수로 반영된다. 지난해까지는 사관학교와 마찬가지로 신체조건에 대한 자격 규정이 있었지만 올해는 없어졌다. 사관학교와 달리 2차 전형 합격자 발표는 따로 없으며 1차 전형을 통과한 학생들 가운데 1차 시험 성적(200점)과 2차 전형의 체력검사 성적(50점), 학생부 성적(150점), 수능 성적(600점)을 합산해 12월에 최종합격자가 가려진다.

■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한국전통문화학교=

예술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두 학교의 공통된 특징은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그만큼의 난이도와 변별력을 지닌 자체 필기고사를 치른다. 한예종은 모든 학과 지원자를 대상으로 영어시험과 창의적사고능력평가를 공통으로 실시하며 학과와 전공에 따라 글쓰기 평가도 치른다. 한국전통문화학교는 일반전형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수능 형태의 필기고사를 치른다. 반영 비율은 70%이며 시험과목은 국어, 영어, 수학에 국사가 더해진다. 형태와 난이도는 수능과 비슷하다.

이들 학교는 예술계 고교를 나와야 한다는 편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고교를 졸업한 지원자도 많다. 지난해 한예종 지원자 6712명 가운데 인문계고 출신자는 4767명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예고 출신자는 1258명으로 18%였고 상업계고 출신자도 304명으로 4.5%였다. 전통문화학교도 마찬가지다. 이 학교 입학처 관계자는 "실기고사를 치르는 전통미술공예과를 뺀 나머지 학과 모두 일반 고교 출신자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했다.

■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카이스트 역시 해마다 일반고 출신 지원자가 늘고 있다. 2003년 251명이었던 일반고 출신 지원자는 지난해 665명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자사고와 외고 출신 지원자도 2006년 52명에서 지난해 151명으로 늘었다. 자사고 출신자의 합격률은 45.3%로 과학고 출신자 합격률 48.1%와 맞먹을 정도다. 카이스트 입학처 관계자는 "2007학년도 입시부터 2차 면접에서 수학과 과학 등의 문제를 풀게 하는 대신 사회성이나 봉사성 등을 평가하는 구술면접을 실시하면서 일반고 학생들의 지원이 늘고 있다"고 했다.

과학고와 일반고 출신자는 새학기 2월에 입학하는 신입생을 뽑는 1차와 2차 선발에 지원할 수 있다. 3차는 외국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을 뽑고 4차는 과학영재학교 졸업생이 선발대상이다. 수능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1차선발에는 영어공인시험성적을 요구하며 면접에서도 간단한 자기소개와 일상회화능력을 평가하는 영어면접이 실시된다. 2차선발에서 반영하는 수능은 수리'가'형이 필수이며 과탐영역에는 Ⅱ과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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