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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 사람들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가지고 있는 자격증의 수만큼이나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요즘 친구들은 자신들이 슈퍼걸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시험 성적과 실무 능력이 별개라는 것을 아는 내 입장에서 볼 때에는 그 자신감이 참으로 터무니없어 보인다. 어쨌든 그들의 과잉 자신감에서 나온 당돌함은 이미 선을 넘고 있다.
신참이 지시 사항에 대해 불신을 갖고 고참에게 반발하거나 항의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전에 내가 알던 대기업 홍보실의 한 직원은 특채로 들어왔다는 이유로 자신의 상사를 은근히 무시하곤 했다. 그녀는 자신의 상사가 직접 진행하는 일이나 자신에게 부여하는 일에 대해 자주 불만을 늘어놓았고 회사 내에서도 상사의 지시에 반발하며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곤 했다.
하지만 결국 승진 심사에서 누락된 것은 상사가 아닌 그녀였다. 학력이나 영어 실력은 그녀가 좋았을지 몰라도 회사가 요구하는 업무를 트러블 없이 처리하고 조율한 것은 바로 그녀의 상사였기 때문이다.
회사는 가끔 특별한 아이디어를 내긴 하지만 조직 체계를 위협하는 그녀보다는, 기업이라는 기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회사의 한 부속 역할을 충실히 한 그녀의 상사를 선택한 것이다.
만약 그녀가 회사에서 선택한 자신의 상사를 무시하지 않고 상사에게 반대 의견을 제시할 때 그의 입장을 고려해서 현명하게 조언했더라면 혹은 최소한 상사의 상사에게라도 자신을 잘 어필해 놓는 현명함을 발휘했다면 승진은 그녀의 것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대비책 없이 조직의 룰을 어겼고 그로 인해 앞으로 더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됐던 것이다.
간부급 직책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오류 중 하나는 회사가 무능한 상사보다 능력 있는 자신을 택할 것이라 착각하는 것이다.
어쩌면 불합리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회사는 개개인의 능력만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중간 간부에게는 실무 능력보다 부서원을 관리하고 능력을 이끌어낼 조직 관리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당신의 승진을 검토하는 경영진 역시 부하 직원을 두고 있는 상사라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불합리한 지시나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한다면 상사와 대립하는 대신 그를 설득할 기술을 연마하는 편이 현명하다.
제공 ㅣ 대교베텔스만
※글쓴이 김정연은 잡지사 편집장으로 근무하다가 현재 기업과 사회 단체의 사보 및 사사 전문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향후 여성창업과 마케팅 분야와 관련된 저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저서로 '29동성'이 있다.
데일리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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