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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가르치면서 이런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수학을 어디에 사용해요? 수학은 구구단만 하면 되지 그 이상은 쓰지도 않는데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그러나 수학을 계산의 기술 정도로만 아는 것은 수학의 활용 영역을 엄청난 크기의 빙산에 비유했을 때 빙산의 일부 조각만을 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휴대폰을 쓸 때 여러분의 말과 정보는 전파로 변해 정보의 바다인 하늘에서 배회하지만 우리 눈엔 보이질 않습니다. 이 때 수학적 도구가 없다면 이런 기적(적어도 30년 전에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때론 여러분이 보낸 자료가 하늘을 배회하다 100만년 후 위대한 수리과학자나 물리학자, 공학자들을 만나 과거의 모습을 밝혀내는 데 쓰일지도 모릅니다. 미래의 사람들은 이런 것을 ‘고고학’이라 부를지도 모르죠.
수학적인 재능은 국제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의사결정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고, 수많은 사람들을 주민등록번호 등과 같은 숫자로 대치해 국가의 인력관리 프로그램을 단순화, 전문화할 수도 있습니다. 수학은 교육의 대상이기 이전에 삶을 윤택하게 하는 도구인 셈입니다. 현실의 많은 현상은 수리 논술의 중요한 도구로 쓰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영화 <다이하드3>에서 맥클레인 형사와 제우스는 사이먼의 지시로 가게 된 분수대에서 5갤론짜리 물통과 3갤론짜리 물통을 이용하여 5분 이내에 저울에 정확히 4갤론의 물을 달면 타이머가 정지하는 시한폭탄을 만나게 됩니다. 만약 5분이 지나면 무조건 폭발하고 5분이 지나기 전에 물통에 물을 올렸을 때 4갤론에서 1g이라도 어긋나면 폭탄이 또한 폭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맥클레인과 제우스는 말다툼을 벌이다가 시간이 1분도 안 남은 상황에서 5갤론짜리 물통과 3갤론짜리 물통을 이용해 간신히 시간안에 4갤론을 채운 뒤 저울에 달아 폭발을 면하게 됩니다. 수학적 사고와 활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예가 되겠죠? 과연 이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하게 되었는지 수학적으로 짚어봅시다.
(1) 5갤론 물통에 물을 채운다. (5갤론: 5, 3갤론: 0)
(2) 5갤론 물통의 물을 3갤론 물통에 옮겨 붓는다. (5갤론: 2, 3갤론: 3)
(3) 3갤론 물통의 물을 비운다. (5갤론: 2, 3갤론: 0)
(4) 5갤론 물통의 물을 3갤론 물통에 옮겨 붓는다. (5갤론: 0, 3갤론: 2)
(5) 5갤론 물통에 물을 채운다. (5갤론: 5, 3갤론: 2)
(6) 5갤론 물통의 물을 3갤론 물통에 옮겨 붓는다. (5갤론: 4, 3갤론: 3)
즉, 6번 만에 4갤론의 물을 채워 폭발을 면하게 된 것이죠. 이 과정을 수식으로 쓰면 5갤론 물통으로 물을 2번 떠서 3갤론의 물통에 2번 꽉 차도록 옮겨 부음으로써 4갤론의 물을 만들 수 있으므로 식으로는 5×2-3×2=4 가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5와 3의 정수배의 차에 의해 4가 되는 최소 시행방법은 위의 것이 유일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부피가 자연수 n₁,n₂인 서로 다른 두 물통이 주어졌을 때, 부피 r의 물을 담는 문제는 부정방정식 m₁n₁+ m₂n₂=r을 만족하는 정수 m₁,m₂의 존재여부를 묻는 문제로 전환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 다음과 같은 생활 속의 이야기를 수학적인 방법을 이용해 해석해 보기로 합시다.
■ 예시문항
<제시문1>
어떤 사람이 3만 명이 사는 작은 도시에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한 소문을 가지고 아침 10시에 나타났다고 하자. 그는 단 세 사람에게 이 소문을 전한다. 이 소문을 전달하는 데 대략 15분이 걸린다고 하자. 그러면 아침 10시15분에 이 소문은 이 도시에서 네 사람이 알게 된다. 이 소문을 전해들은 세 명의 사람은 각각 그 이야기를 다른 세 명의 친구들에게 이야기한다. 여기에서도 역시 15분이 걸린다.
10시30분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4+(33)=13
10시45분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13+(39)=40
11시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40+(327)=121명
11시15분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121+(381)=364명
11시30분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343+(3243)=1093명
11시45분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1093+(3729)=3280명
12시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3280+(32,187)=9841명
12시15분까지 소문을 아는 사람의 수 : 9841+(36,561)=29524명
결국 소도시 사람들이 이 소문을 알게 되는 것은 낫선 사람이 도착한 시간으로부터 2시간 30분 이전이면 모두 알게 된다.
논제
제시문 1을 이용해 선거 전략을 세우려고 한다. A후보의 캠프에서는 30만명이 거주하는 지방에 사는 모든 이들이 A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정보를 투표일 전에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려고 한다. 투표일을 기준으로 적어도 며칠 전에 이 정보를 알려야 하는지 다음 보기의 정보를 참고로 이 상황을 해석하라.
만약 이 자치단체에 도착한 어떤 사람이 처음에 4명의 사람에게 소문을 이야기하고 하루가 지난 후, 전날 새롭게 소문을 알게 된 4명은 각각 새로운 이웃 4명에게 이 소문을 이야기한다.
<문제풀이>
먼저 1일차에 소문을 알고 있는 사람의 수는 1+4명=5명이고 2일차에 소문을 알고 있는 사람의 수는 1+4+(4×4)=21명이다. 따라서, n일차에 소문을 아는 사람들의 총 수는 1+4+4²+4³+…4ⁿ=4ⁿ+¹-1/ 3이므로 4ⁿ+¹-1/ 3≥300,000일 때 모든 사람이 소문을 알게 된다. 즉, 4ⁿ+¹≥900,001을 만족하는 자연수 n을 정하면 되므로
의하여 최소한 9일이면 마을의 모든 사람이 소문을 알게 된다. 따라서 선거 10일전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정보를 알려야 마을의 모든 사람이 투표하기 전에 이 정보를 접하게 된다.
남강고 교사 progauss@hanmail.net
출처 : 별먹는 빛
글쓴이 : 설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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