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수능 D-30 이것만은 피하자

설경. 2008. 10. 14. 15:08


[동아일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능대박’을 약속하는 다양한 마무리 학습법이 불안한 수험생들의 얇은 귀를 혹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명약(名藥)이라도 전부 마실 수 없고 또 전부 마셔서도 안 된다. 수능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지금 수험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독약(毒藥)만큼은 확실하게 피할 수 있는 지혜가 아닐까? 수능 영역별로 피해야 할 마무리 학습법을 정리한다.》

언어 생소한 작품은 제쳐두고

수리 파이널 문제집 ‘과식’ 금물

외국어 어휘보다 배경지식… 영자 신문 등 활용을

사탐·과탐 내 교재-노트로 아는 것 더 확실히 다지자

○ 언어 영역-생소한 문학작품에 공들이지 마라

언어 영역 마무리 학습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공부법은 생소한 문학작품 공부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한 작품이라도 더 눈도장을 찍어두면 시험 당일 지문으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 낯선 작품들이 실린 문제지나 작품집을 보느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문학 지문은 EBS 교재나 문학 교과서 수록 작품 위주로 출제되기 때문에, 생소한 문학 작품을 보느라 힘을 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출제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비문학 파트 학습에 치중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비문학 파트는 문학 파트에 비해 출제 가능한 지문의 폭이 방대해 시험 전에 본 지문이 실전에서도 출제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따라서 문학과 비문학의 학습 비중은 엇비슷하게 가져가는 편이 좋다.

○ 수리 영역-‘양(量)치기’식 문제풀이 금물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다며 ‘파이널 문제집’을 무조건 많이 풀어보는 이른바 ‘양치기’ 공부는 피해야 한다. 올해 수리 영역이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점이 높은 어려운 문제를 잡아야 하는 상위권 수험생들이 특히 이런 유혹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6월, 9월 모의평가 출제유형을 분석해 볼 때 실전 수능에서는 계산과정이 복잡한 ‘꼬아놓은’ 문제보다는 개념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는 접근법이 예년과 달라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성마이맥 수리 영역 양승진 강사는 “난도를 높이려고 기출문제를 무리하게 변형한 파이널 문제만 많이 풀어서는 실전 점수와 연결되기도 어렵고 자신감만 잃어버리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따라서 실전 수능 출제경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6월, 9월 모의평가 문제를 통해, 어떤 단원의 어떤 개념을 어떻게 묻는지를 분석하는 ‘기출문제 읽기’를 하고 유사한 유형의 문제들을 찾아 풀어보는 공부법이 바람직하다.

○ 외국어 영역-어려운 어휘 암기만이 능사 아냐

외국어 영역은 결국 어휘력 싸움이라는 생각에 일부 상위권 수험생의 경우 토플(TOEFL) 수준의 고난도 어휘를 외우는 데 남은 시간 대부분을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출문제나 모의평가에 나오는 어휘들도 생소하게 느끼는 중하위권 학생은 당장이라도 단어장을 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올해 수능은 난해한 어휘나 문법보다는 지문에 등장하는 개념이 낯설어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스카이에듀 외국어 영역 윤정호 강사는 “9월 모의평가의 경우 평이한 단어와 문법을 사용했는데도 ‘기회비용’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등장한 지문에서 수험생들이 많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외국어 영역에서는 상위권 학생의 경우 어려운 어휘나 문법 같은 영어 내적인 요소보다 경제, 과학 등과 관련된 배경지식 같은 영어 외적인 요소에 성적이 좌우될 수 있음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1, 2등급을 노리는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남은 시간 동안 영자신문 읽기, 영어방송 청취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영어 외적인 변수에도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사탐·과탐-탐구영역에만 몰두하지 말아야

투자시간 대비 점수 상승폭이 큰 것으로 알려진 사탐, 과탐 영역은 현시점에서 수험생 대다수가 학습비중을 높이는 영역이다. 이 때 참고서나 요약노트를 많이 활용하는데 새로운 참고서나 친구들이 정리한 노트를 보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런 공부법은 새로운 내용을 공부한다는 안도감은 있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출제 가능성이 높지 않은 사소한 내용에 집착하거나, 낯선 내용이 나오면 ‘왜 여태껏 이걸 몰랐을까’하는 마음에 조급증만 더해질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요약노트나 참고서에 대한 이해, 분석이 끝난 최상위권 수험생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봐온 교재 중심의 마무리 학습이 바람직하다.

언·수·외 영역에서 줄인 학습시간에 탐구 영역을 공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공부를 해도 점수가 잘 안 오르는 언·수·외는 공부량을 줄여도 점수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착각에 탐구 영역에 다걸기했다가, 탐구 점수는 조금 오르고 나머지 영역의 점수가 크게 떨어져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강남청솔학원 과학탐구영역(생물) 김수중 강사는 “언·수·외 영역의 공부시간을 줄여 탐구영역 공부시간을 늘리기보다, 수능을 앞두고 전체적으로 늘어난 공부 시간을 탐구 영역 쪽으로 돌리는 학습법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위험성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