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대입 새전형방법 '입학사정관제'

설경. 2008. 10. 14. 14:51

최근 포스텍(POSTECH·옛 포항공대)이 2010학년도 대입부터 입학사정관제를 시행키로 했다. 내년 입시부터 입학사정관이 모든 지원자에 대해 의견을 내고, 평가에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잠재력'을 보고 학생을 뽑는다는 입학사정관제가 올해 대학입시부터 본격 실시된다. 올해는 서울대, 경북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12개 대학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하지만, 내년(2010학년도)부터 참여 대학이 크게 늘 전망된다. 대입시의 새로운 전형방법으로 떠오른 입학사정관제는 어떤 것일까?

◆입학사정관(Admission Officer)이란?

대학에서 연중 입학업무를 맡는 전문가를 말한다. 입학사정관제는 수능이나 내신 등 성적위주의 획일적 선발기준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과 소질을 최대한 발굴해 선발하는 선진형 전형을 만들기 위해 도입됐다. 대학들은 교육학이나 통계학을 전공했거나, 교사나 장학사(장학관) 출신을 입학사정관으로 채용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각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난해 시범적으로 10개 대학에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사업비 규모를 158억원으로 증액했고, 지원 대학 수도 40개 대학으로 늘였다.

◆잠재력 평가 어떻게 하나?

입학사정관은 '점수'에 가려진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다. 이 가운데 성장배경이 대표적이다. 사교육을 받지 못한 벽지 고교생이 90점을 받았고, 서울 강남 출신 고교생이 95점이라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90점의 벽지 고교생을 뽑겠다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90점을 받은 벽지 학생이 더 큰 잠재력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잠재력의 전공 관련성도 중요하다. 대학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전공과 관련된 특기나 적성이 있어야 잠재력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잠재력은 어떻게 평가할까? 입학사정관 전형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성적을 입력해 순위를 매기는 기존의 '정량평가' 대신 '정성평가'를 한다. 영어 성적의 경우 A학생은 1등급, B학생은 2등급이라고 가정하자. A학생은 영어경시대회 수상경력이나 TOEIC 등 공인영어평가 성적이 없는 반면 B학생은 수상경력이 있고 영어동아리 활동 경험도 있다면 정량평가에서는 B학생이 유리하다. 하지만 잠재력만 있다고 합격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입학사정관제 전형이라고 해도 수능이나 내신의 교과성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입학사정관제 전형

2009학년도 입시에서 12개 대학이 수시 2학기에 입학사정관 전형을 신설했다. 대부분 대학은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면서 새로운 전형을 만들었다. 경북대는 수시 2-1에서 '이웃사랑 전형', '리더십 우수자 전형'을 만들었다. 이웃사랑 전형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학생부 50% 면접 및 구술 50%를 반영해 모두 50명을 선발한다. 리더십 우수자 전형은 서류심사(자기소개서·추천서·수상실적·활동내용) 20%, 학생부 30%, 면접 50%를 반영해 20명을 뽑는다. 경북대 김소야 입학사정관은 "앞으로 다양한 입학사정관 전형을 신설할 계획이며, 조만간 3명의 입학사정관을 더 채용해 심도 있는 전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가톨릭대의 '잠재능력 우수자전형', 경희대의 '네오르네상스전형', 중앙대의 '다빈치형 인재전형' 등도 신설된 전형이다.

서울대는 농어촌학생전형과 특수교육대상자전형 등 원래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실시하던 것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운영한다. 또 올해 정책적으로 도입되는 기회균등선발전형에도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Copyrights ⓒ 1995-, 매일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