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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민사고, 지원 자격 완화 … 선발 심사는 강화

설경. 2008. 12. 10. 14:46

[중앙일보 박정식.정치호] 민족사관고는 2010학년도 전형부터 지원 자격을 완화하고 선발 심사를 강화한다. 민사고는 내년 입시부터 원서 접수부터 내신 점수로 지원자를 가려 받는 지원 자격 제한 기준을 없앨 방침이다. 점수가 아닌 학생들의 재능과 잠재력에 선발 비중을 두겠다는 게 민사고의 설명이다.

내신 제한 철폐, 국·영·수 경시대회 성적표 챙겨야 2010학년도 입학 전형은 학생들에게 지원 기회를 확대했다. 그동안 자체 내신 산출 프로그램에 따라 지원 자격을 제한하던 것을 폐지하기로 했다. 단 서류전형에서 중학교 전 과정 내신 성적은 그대로 반영된다.

지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사와 한문 등 관련 선택서류 항목도 없앴다. 필요 시 입학 원서에 대회 수상실적을 적도록 했다. 수학 실적은 선택에서 필수 제출서류로 바뀐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고등부, 중등부1·2차 시험)나 민사고수학경시대회 상장이나 성적표를 수학 능력 입증자료로 내야 한다.

영어와 국어 능력 입증서류도 내야 한다. 영어는 TEPS·TESL·TOSEL·PELT·TOEFL 중 하나를 골라 성적표를 제출한다. PELT는 Main이나 Main·Plus 동시 응시 성적만 인정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국어는 국어능력인증시험·KBS한국어능력시험·민사고국어경시대회 성적표를 받는다. 신설된 민사고국어경시대회는 제1회가 내년 5월 9일 열린다. 영어와 국어 모두 지원 제한 점수(등급)는 없다.

체력검사인 4km 완주는 제한시간을 기준시간으로 변경했다. 평가 목적을 당락에서 기본 체력과 의지력 여부 측정으로 바꿨다. 기준 시간은 남학생 30분, 여학생 35분이다. 지난해 민사고 응시생의 최저 기록이어서 질병이 없는 한 쉽게 통과할 수 있다.

선발 기준은 전형 합산 아닌 우수성 종합 판단 전형은 1차에서 서류심사로 정원의 2배수(300명)를 뽑는다. 입학전형위원들이 자료를 종합·비교 검토해 우수성을 판단한다. 별도 영역별 점수 기준은 없다. 2차에선 영재판별검사·체력검사·면접을 치른다. 영재검사는 사회와 과학에서 중학교 전 과정 심화내용을 출제한다. 국어로 묻고 답하며, 필요 시 영어 자료도 제시한다. 면접은 학업능력과 인성을 심사한다. 사회와 과학 중 응시생이 선택한 영역에서 질문을 주고 전문성을 평가한다. 시간은 1명당 10~20분이다.

그동안 영어나 내신 점수가 낮은데도 합격하고, 그보다 높은 학생이 떨어지는 사례가 있었다. 답은 심사 기준에 있다. 전형 점수를 기계적으로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게 아니라 특성·재능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분석해 본교에 적합한 학생인지 판별한다. 예를 들어 TOEFL이 70점이지만 화학 분야 특기가 있다면 심사 대상에 오른다. 화학과 전형위원이 화학을 잘하고 다른 학업 능력도 갖추고 있으므로 뽑겠다고 제안한다. 영어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영어과 위원이 심사한다. 영어가 입학 직후 보완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합격된다. 단 지원자는 화학올림피아드 입상 등의 실적으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엄세용 민사고 부교장은 “재능 계발에 시간과 노력을 뺏겨 내신에 소홀하게 된 점에 대해 '그럴 만하다'는 심사위원들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심사위원 10명이 이틀 동안 전 영역을 종합 심사해 지원자의 영재성과 우수성을 선별한다”고 말했다. 국어능력인증시험과 KBS한국어능력시험은 문제가 성인 대상이어서 어려운 편이다. 엄 부교장은 “중학생 눈높이에 맞춰 출제되는 민사고국어경시를 치르는 것도 대비법의 하나”라며 “시험은 중학 국어 교과 범위에서 선택형·단답형·서술형으로 출제한다”고 말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정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