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중위권 대학 ‘대혼전’ 불가피

설경. 2008. 12. 12. 00:26

수리 못본 상위권 안정 하향지원 추세

중하위 수험생도 소신지원 경향 뚜렷


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중위권 대학의 대혼전이 예상된다.

수리영역의 변별력이 커지면서 수리를 못본 상위권 수험생의 하향 지원이 예상되는가 하면 과감하게 중위권 대학의 진입을 노리는 중하위권 수험생의 소신지원 경향도 눈에 띄고 있다. 중위권 대학을 놓고 수험생 간 한바탕 전쟁이 치러질 전망이다.

평소 반 석차 1~3등이었다는 서울 S여고 3학년 정모(18) 양은 “수리영역이 (1등급에서) 2등급으로 떨어졌다”며 “정시모집에서 두 군데는 평소 희망하던 대학에 소신지원하겠지만, 한 군데는 서울 중위권 대학의 희망하던 학과에 원서를 넣겠다”고 말했다. 수리성적 결과에 따른 안전 하향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셈이다.

평소 반에서 중간 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서울 K고 3학년 김모(18) 군은 “모의고사 때보다 수리영역 등급이 2등급이나 올랐다”며 “3번의 정시지원 기회 중 1번은 서울 중상위권 대학의 학과로 소신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리영역이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중위권 대학으로의 ‘쏠림현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항아리 모양의 수능성적 분포에서 중간층을 더욱더 두텁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위권 대학을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인문계의 경우, 수리영역 부담이 없는 언어ㆍ외국어ㆍ탐구영역을 반영하는 ‘2+1’ 체제 대학에 수험생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계고는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수리영역의 변별력 확보로 상위권ㆍ중위권ㆍ하위권 간 점수 차이가 커진 것도 진학지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최기곤 영일고 3학년 부장교사는 “가채점 때보다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이 많다. 특히 일부 학생은 수리성적 때문에 패닉 상태”라며 “수리영역 점수에 따라 소신지원이냐 안전지원이냐를 결정해서 지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중위권 대학의 경우 학생부의 실질반영률이 높은 반면 수능 가중치를 반영하는 학교가 적어 대학별 요강을 꼼꼼히 살펴 자신에게 맞는 학교와 모집단위를 택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위원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중위권 대학 중에는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이 30%나 되는 학교가 있어 수능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학생부 성적으로 도전해 볼 수 있는 대학들이 많다”며 “중위권 수험생들은 상위권 대학과 모집단위들의 최근 경쟁률을 살핀 뒤 희망대학과 모집단위와 연동시켜 지원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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