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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모의논술 온라인으로 본다. 지방학생 늘고 사교육비 절감 기대

설경. 2014. 3. 6. 16:18

응시생이 직접 원하는 시간 선택
수리는 답안 촬영해 파일로 제출
지방학생 늘고 사교육비 절감 기대

 

[동아일보]

4.6%.

지난해 두 차례 실시된 한양대 모의 논술고사에 응시한 지방 고교생 비율이다. 수도권 고교생은 682명인 반면 지방 고교생은 33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어떨까. 15일 실시되는 모의 논술고사에 응시한 지방 고교생 비율은 35.7%. 지난해와 비교해 8배 가까이 되는 수준이다. 5일 오전 학교 홈페이지에서 접수를 받은 지 40분 만에 941명이 신청해 정원을 꽉 채웠다. 변화를 이끈 비결은 간단하다. 국내 대학 최초로 '온라인'으로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하기 때문이다.





한양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온라인 모의 논술고사 답안지 양식을 캡처한 사진. 한양대 제공

응시생은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자신이 원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해 계열에 맞춰 시험을 골라 응시하면 된다. 답안은 컴퓨터로 작성하며, 고사 시작 75분 뒤에 자동으로 시험이 종료된다. 수리 논술의 경우, 키보드 작성이 힘들기에 응시생은 답안 양식을 출력해 수기로 작성한 뒤 답안을 촬영해 파일로 제출하면 된다. 이후 채점 및 결과 발표 등도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학생들은 모의 논술고사를 치르기 위해 해당 학교로 고사 시간에 맞춰 찾아가야 했다. 대학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 학생들은 시·공간상 제약으로 가기 힘들었던 게 사실. 대학마다 고사 일자가 달라 오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한양대가 온라인 고사로 눈을 돌린 이유는 그래서다. 배영찬 한양대 입학처장은 "지방 고교생들은 서울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아닌 차별을 당했다"면서 "온라인 논술은 수요자 중심 스마트 입시의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고사로 기대되는 또 다른 효과는 사교육 비용 절감.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시험 특성상 학교 측은 세 차례에 걸쳐 3000여 명의 응시생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는 두 차례 시험에 715명이 응시했다. 학교 측은 온라인 논술에 대한 응시생들의 반응이 뜨거운 만큼 응시 인원을 더 늘리기로 했다. 또 모의 논술을 보지 못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문제를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수험생은 각자 응시한 뒤 공지된 평가 기준과 예시 답안으로 혼자 채점하면 된다. 배 처장은 "더 많은 학생이 시험을 볼 수 있게 되고, 또 자기 주도적인 논술 학습이 가능해진 만큼 사교육 의존도가 크게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양대는 15일에 이어 6월과 8월에도 시험을 실시한다. 현재 해외에 거주해 고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수험생을 위해 '재외국민 온라인 모의필답고사'(6월) 및 '편입 온라인 모의필답고사'(10월)를 치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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