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연세대 2009 논술 이렇게 치른다

설경. 2008. 5. 15. 16:35
인문계: 창의적이고 다양한 답 유도 자연계: 글에 적당한 수식·그림 활용

연세대가 2009학년도 대입 논술문제 출제방향과 채점기준을 확정했다. '맛있는공부'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연세대는 통합교과형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답을 유도해내는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다면사고형 논술'을 출제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또 자연계 수학·과학 논술의 경우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능력, 하나의 현상에서 다양한 과학적 지식을 유추해내는 능력을 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영어나 한문 문장을 제시문으로 활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한자 단어를 쓸 수는 있으나 이 경우 한글표기를 우선하며 고교 교과 수준에서 어려운 개념이나 단어는 간략한 설명을 제시하겠다"며 "연세대 논술시험은 창의적 사고와 학문의 융합을 지향하는 형태의 논술이 출제된다"고 설명했다.

■출제방향 및 채점기준
① 인문계


고교 교과서나 교과의 주제를 대표하는 '고전 텍스트'를 제시문으로 활용할 생각이다. 제시문은 3~4개. 인문·사회 교과목이 통합된 형태가 나온다. 지난 3월 22일 연세대 논술 모의고사에서는 막스 베버의 '논문'(사회과학 연구에서의 가치중립성) 일부, 조선상고사의 '총론' 일부, 이청준 소설의 '지배와 해방', 촘스키의 미국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글을 부분 발췌, 제시문에 담았었다. 연세대측은 "인문계 논술에서도 수리·통계자료나 과학 관련 제시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 형태는 한 가지 정답만을 요구하진 않는다. 단순 암기에 의한 반복학습을 막겠다는 의도에서다. "다양한 답을 유도해 수험생의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것이 연세대의 생각이다.

채점기준은 독해력(제시문의 논지를 파악하는 능력), 논증력(주장을 전개하고 입증하는 능력), 표현력(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 창의력(독창적 사고력) 등 4가지가 될 전망이다. 제시문의 요약·분석·비교·대조, 제시문 간 관계 분석, 상호 비판, 공통점과 차이점, 사회현상에 특정원리의 적용·추론 등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연세대 입학처는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여러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잘 서술하고, 그 가운데 하나의 관점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입장을 택해 그 근거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 자연계

교과 과정 내에서의 기본적인 지식, 특히 과학분야는 주로 '과학Ⅰ'에서 다루는 개념 위주로 출제된다. '수학의 근본원리' 또는 '과학적인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여부를 평가하되 자신의 주장을 일관되게 펴는 논리적 전개능력도 중시한다.

수학의 경우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개념을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창의력과 논리력을 측정한다. 과학의 경우는 하나의 자연현상이나 대상을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해 다양한 결론을 유추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지난 3월22일 논술 모의고사에서는 물리와 지구과학, 화학과 생물학의 원리를 응용한 문항이 출제됐었다.

■논술 문제 답안 작성시 유의사항
① 인문계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과 상관없이 자신이 준비한 답만을 강변하면 안 된다. 지나치게 긴 도입부, 결론에서 본론의 내용을 단순히 반복한 경우도 감점요인이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서론은 가능한 한 짧게, 논지파악 문항에서는 서론과 결론 부분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했다. 본론 위주의 간명한 답안작성이 좋은 점수를 받는 비결이란 얘기다.

아울러 한 문단에 여러 가지 생각으로 뒤죽박죽 된 복잡한 문장이나 문단구성도 지양해야 한다. 제시문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거나 양비양시(兩非兩是)론 역시 곤란하다.

② 자연계

논술은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글이다. 수리논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치 수리논술을 수학문제 풀듯 수식에서 시작해 수식으로 끝내는 답안은 감점을 당하기 십상. "수식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몰라도, 지나치면 오히려 해가 된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무조건 글과 문장 형식만을 고집하는 것도 곤란하다. "상황을 적절히 설명하는 수식이나 아이디어 전달에 도움이 되는 그림의 활용은 권장한다"는 것이다.

또 과학적인 지식에 기대어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단순한 사실이나 공식을 열거하는 답안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한편, 연세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9학년도 논술 출제방향과 채점기준 등을 5월 15일 홈페이지에 공개할 방침이다.

[김태완 맛있는공부 기자 kimchi@chosun.com ]
[ ☞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