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뉴스

로스쿨, 대학 입시에도 판도 변화 예고

설경. 2007. 9. 4. 15:43

로스쿨 개원을 앞둔 대학들의 경쟁으로 법조계 실무인력의 이동 도미노 현상이 생기고 법대를 지망하던 수험생들은 사회계열로 돌리는 등 로스쿨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CBS 오늘(4일)부터 사흘동안 이런 사회 각 분야의 움직임과 로스쿨의 성공조건을 집중보도한다. 오늘(4일)은 첫 순서로 인력이동 도미노 현상과 입시에 미치는 영향을 보도한다. <편집자 주>

로스쿨의 본격 개원은 2009년 3월이다. 아직 시간이 1년여 남았지만 대학입시에는 벌써부터 영향을 미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법조인을 꿈꿔온 수험생들이 로스쿨을 감안해 법대 대신 다른 전공으로 돌리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법조인의 꿈을 가꿔온 서울 모 고등학교 3학년 박경준군 은 7일부터 시작되는 수시 2학기 모집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합격선이 높은 법대로 갈지 아니면 다른 학과를 전공한 뒤 로스쿨을 갈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기 때문이다.

박 군은 "법관을 지망하고 있는데 법대를 갈지,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로스쿨로 갈지 고민하고 있다"며 "일단 2학기 수시에는 그대로 법대를 적어 내기로 했지만 막상 정시에 들어가면 어떻게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Y 고등학교 인문계 3학년 1등을 놓친적이 없다는 A 군은 서울 법대를 지망해 왔지만 이번 수시 2학기 모집에는 사회계열에 원서를 낼 생각이다. 이유는 역시 로스쿨 때문.

일선고등학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로스쿨 때문에 이번 입시에서 법대의 경쟁률이 어느 정도 떨어질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 보성고등학교 연구부장 박형송 교사는 "특히 상위권 대학의 법대가 안 될 것 같으면 로스쿨을 겨냥해 다른 학과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유사 학과의 경쟁률이 올라가고 반대로 이들 대학 법대의 경쟁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교사는 "이과에서의 의대와는 달리 법대는 모든 문과생들이 지망하는 학과는 아니기 때문에 로스쿨로 인한 변동 폭은 지켜 봐야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학기 수시를 실시한 대학의 법대 경쟁률은 타 학과의 비해서 제자리거나 소폭 하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입시 전문가들의 입장은 아직까지는 관망세. 로스쿨 설치가 유망한 상위권 대학들이 본격적으로 수험생 유치에 나서는 2학기 수시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결과에 따라 로스쿨의 영향력이 분명이 드러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강사는 "상담 결과 예년에 비해 법대를 가겠다는 아이들이 경영이나 사회과학대로 가겠다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울대 같은 경우가 당장 상담을 한 아이 중에서 거의 1/3이상이 반 가까이가 경영대학 진학을 원했고 사회과학대가 그 다음이며 마지막이 법대였다"고 밝혔다.

반면 고려학력평가원 유병화 기획이사는 "수시 1학기에 법대 지원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중위권 대학의 경우 법대를 나와 공무원이나 공기업 입사를 노리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로스쿨의 영향력이 뚜렷이 나타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올해 수시 2학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법학 교육을 근본적으로 뒤바꿀 것으로 예측되는 로스쿨이 과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시 판도를 뒤흔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BS사회부 강현석 기자 wicked@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