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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우등생들 공부비법은 ‘오답노트’"

설경. 2007. 9. 4. 15:46

[동아일보]

《조상은(17·서울 경복여고 2학년) 양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오답노트를 작성하면서 성적이 부쩍 올랐다.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 영어는 오답노트 덕분에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손정현(16·서울 한가람고 1학년) 양이 가장 아끼는 것은 수학 오답노트다. 손 양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뉴질랜드로 조기유학을 떠난 뒤 중학교 2학년 때 귀국했다.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과목이 수학이었다. 중 2때부터 지금까지 매년 2, 3권씩 만든 수학 오답노트가 시험 때마다 빛을 발하는 ‘공부 도우미’가 됐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강조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오답노트다. 하지만 그 중요성은 알지만 효과적인 작성법을 모르거나 귀찮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다. 오답 노트 정리법을 알아본다.》

○ 오답노트로 성적 끌어올리기

오답노트 만드는 시간에 한 문제라도 더 풀겠다는 학생들이 많지만 이런 생각은 큰 오산이다. 한 번 틀린 문제는 다시 풀어도 틀리는 오답률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부 자체가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모든 과목의 오답노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과 자신의 취약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손 양은 수학을 선택했다. 국내와 뉴질랜드 교과과정이 달라 중 2때 수학 성적이 30, 40점대였다. 아예 배우지 않은 단원도 있고 문제도 훨씬 어려워 절망적인 수준이었다.

그는 오답노트를 학교 수업과 문제집의 두 종류로 만들었다. 시험을 본 뒤 잊어버리기 전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했다. 일단 한쪽에 시험지를 오려 붙인 뒤 정답과 비교하면서 오답의 유형을 분석했다.

기초적인 공식을 모르거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특히 통합교과형 출제에서 문제를 해석하지 못한 것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했다. 노트 한쪽에는 이 유형에 맞는 풀이법과 관련 공식, 도움말을 컬러펜으로 옮겨 적었다.

오답노트의 장점이다. 문제집과 해설서 위주로 공부하는 것은 편리하지만 자신의 취약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는 어렵다.

조 양의 영어 오답노트는 해석 위주로 구성돼 있다. 시험 때나 문제집을 풀 때 제대로 해석되지 않은 지문을 노트 한쪽에 오려 붙인 뒤 관련 단어와 구, 문법의 핵심사항을 정리했다.

○ 과목별 오답노트 만들기

국어는 시험지 분량도 많고 지문도 많아 오답노트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한 지문에서 2, 3개 이상 틀리거나 자주 틀리는 단원 및 제재를 선정한다. 생소한 지문도 챙겨두는 것이 좋다.

이 지문을 중심으로 고사성어나 한자어, 작가와 작품을 정리해 보자.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것보다 손으로 적으면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학은 오답노트 만들기가 비교적 쉽고, 효과도 큰 과목이다. 시험 때마다 오답노트를 만들기보다는 단원별 정리가 효과적이다. 행렬, 수열, 통계 등 단원별로 정리한 뒤 오답의 유형을 분류한다. 수학은 다양한 풀이법을 함께 기록하면 응용문제나 복합적인 문제를 풀 때에 큰 도움이 된다.

한 쪽에는 한 문제만 적는 것이 좋다. 노트의 공간이 남더라도 여백을 둬 2, 3번 반복하면서 ‘아직 잘 모르겠음’ ‘완벽히 이해했음’ 등으로 이해의 정도를 표시한다.

영어는 영역별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독해는 잘 모르는 단어나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을 컬러펜을 이용해 메모한다. 생소한 지문이나 많이 틀린 지문은 본문을 오려 붙인다.

듣기 영역도 그냥 지나치지 말고 틀린 문제는 반드시 오답노트를 만든다. 복습하는 틈틈이 소리 내어 읽으면서 테이프를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휘 관련 오답은 자주 실수하는 단어나 구를 적고, 그 단어가 문장 속에서 어떤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꼼꼼히 적는다.

예문과 관련 숙어를 함께 기록하면 단어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 이런 점은 주의하라

오답노트 작성은 시험을 본 뒤 그날 작성하는 것이 좋고 너무 많은 시간을 쓰는 것도 곤란하다. 오답의 수도 최소한으로 한다.

1회성 오답노트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 시험을 볼 때마다 누적시켜야 자신만의 학습서가 될 수 있다.

에듀플렉스 이병훈 강사는 “오답노트는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추가될 수 있으므로 페이지 분리가 쉬운 공책이 편리하다”며 “자신에게 맞는 오답노트 작성법을 익힌 뒤 자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