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대입

D-45… 점수 업그레이드 네가지 비결

설경. 2008. 9. 29. 17:53

[동아일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기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기대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수험생도 많을 것이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 9월 모의고사를 치른 후에 진학담당 교사와 상담을 통해 수능 마무리 전략을 세웠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매년 이 시기에 상담을 해보면, 자신의 실력이나 성적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수능 전략으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사례를 자주 보게 된다.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잘못 알고 있는 수능 파이널 전략을 살펴보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자.》

○ 파이널 문제집, 성적 보증수표 아니다

수능일이 다가오면서 실전 모의고사 형태로 만들어진 이른바 ‘파이널 문제집’을 푸는 데 공부 시간 대부분을 배분해 놓고 있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문제집을 열심히 풀면 당연히 실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에게 이런 유형이 많다.

그러나 문제집 풀이가 자동으로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9월 모의평가 기준으로 영역별 등급이 1, 2등급 내외의 학생이라면 이런 문제집 풀이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3등급 이하라면 문제집 풀이에 ‘다걸기’ 하는 것은 시간만 허비하고 기대했던 효과는 보지 못할 공산이 크다.

모의수능 점수 기준으로 영역별 등급이 3등급 이하인 학생은 취약 영역을 중심으로 한 학습내용 정리가 우선돼야 한다. 학습내용을 정리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문제집 풀이를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문제집 풀이는 교과서, 학원교재, 참고서 내용 등에 대한 정리, 분석, 이해가 된 상태에서 풀어야 성적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 예습과 복습 시간비율을 조절하라

수능이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는 이 시기가 되면 전국 대부분의 학교와 학원에서는 파이널 문제집 풀이와 해설로 수업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은 복습에 들이는 시간이 예습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복습은 전혀 않고 예습만 하는 수험생도 있는데, 이럴 경우 성적 향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학습 내용이 머릿속에 쌓여가는 것과 예전에 학습했던 내용이 잊혀지는 것은 동시에 일어난다. 물론 예습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공부한 내용을 성적으로 연결시키는 ‘점수화 작업’에는 복습 시간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문제집 풀이를 할 때에도 채점을 하면서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정답 도출 과정과 그 근거를 확인해 보는 시간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일수록 복습 시간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영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예습과 복습의 적정 비율은 1등급은 7 대 3, 2등급은 6 대 4, 3등급은 4 대 6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 실전을 위한 적응력을 길러둬라

20분 공부하고 화장실 가고, 30분 문제 풀고 물 마시고…. 학교 자율학습 시간이나 사설 독서실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나쁜 공부 습관이다. 한 자리에서 앉아서 진득하게 공부할 수 있는 지구력과 체력을 기르지 않고서는 쌓아 놓은 실력조차 실전 수능에서 효과적으로 발휘하기 어렵다.

수능 영역별 시험시간은 언어 80분, 수리 100분, 외국어 70분, 사탐·과탐 126분이다. 실로 대단한 지구력을 요구하는 시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최소한 90분 정도는 화장실 가거나 휴식을 취하지 않고 한 과목 공부를 계속 할 수 있는 지구력을 길러 놓아야 한다.

실전 수능일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평상시 문제집을 풀 때에도 실전과 똑같이 시간을 정해 적절한 긴장감에 익숙해지는 것도 실전 적응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기출문제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시험을 앞두고 최근 3개년 내지 5개년 동안의 기출문제를 풀어본다. 하지만 단순히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채점하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영역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기출문제를 분석하거나 입시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께 질문을 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을 가능케 하는 가장 기초적인 내용, 개념, 원리를 찾아야 한다. 막연한 문제풀이와 채점의 반복이 아닌 이 같은 내용이나 원리, 즉 문제의 뿌리에 대한 숙지를 전제로 한 학습만이 성적향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자신이 안다고 생각한 문제를 실전에서 틀려 버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많은 수험생이 ‘실수’라며 넘어가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정확히 모르거나 알아도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만 확실히 숙지해도, 아는 부분에 대한 더욱 심도 있는 이해와 약점에 대한 보완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수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시간 안배가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실전에서 출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 오랜 시간을 들여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이나 문제는 이제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현명한 처사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모두를 잃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하자.

정상철 강남청솔 광주기숙학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