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 주제가 왜 중요한가
15.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라
16.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17. 통계자료는 객관적인가?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동굴의 비유에서 속박의 사슬을 끊고 태양이 내리쬐는 세상에 발을 디딘 사람은 오늘날의 지식인에 비견될 수 있다. 이들에게는 동굴 벽만을 바라보며 동굴에 비친 그림자만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있는 무지몽매한 자들을 깨우쳐야 할 임무가 부여된다. 진실을 알리는 자로서의 사명이 주어지는 것이다.
진실을 탐구하고 그것을 알리는 자로서 지식인은 때로는 신변의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하기도 한다. 이 때 위험에 굴하지 않는 지조와 기개는 지식인의 삶을 명예롭게 하는 근원이 된다. 사르트르는 지식인은 권력자와 대중의 중간에 위치하며,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용감하게 진실을 설파하는 자라고 규정했다. 지식인은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자이다. 더 많이 알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해 과정을 요하는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능력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에 속한다는 것이 지식인에게 특별한 책무를 부여하는 근거가 된다.
장차 이 사회의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물음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물음에 잇닿아 있다. 최근 대입 논술고사에서는 지식과 권력의 상호관계에 기반해 지식인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2007학년도 한국외국어대 수시 1
: 지식의 독점적 지배가 권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는 무엇인가
세 개의 제시문과 두 개의 도표가 주어지고, 750~800자 답안을 요구하는 두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 (가)는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과 그 지식을 디지털 형태로 전환한 정보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지식은 소수 엘리트만이 접근할 수 있는 폐쇄성을 지니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지털 정보의 경우에는 대중에게 개방돼 있고, 편의성과 효율성이 확보되지만 정보 독점과 그로 인한 권력의 창출이라는 문제가 발생함을 지적한다. 제시문 (나)는 프랑스의 지성인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의 말을 빌려 과학의 정당화 문제와 권력의 정당화 문제를 결부시킨다. 리오타르는 권력은 지식의 양적, 질적 소유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권력이 확장됨에 따라 정보 독점의 욕구 또한 확대되어감을 지적한다. 그러므로 정보화 시대의 지식은 곧 지배 권력과 직결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고발한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 중 일부로, 당시 고위 권력층에 의해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린 드레퓌스 대위를 변호하고 국방부와 관계자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런 행위가 지니는 의미는 ‘진실과 정의의 수호’라는 인류적 차원의 대의를 위하는 것이라는 점도 명시돼 있다.
‘지식인의 역할’과 관련된 논제는 전체 문항 중 두 번째 문제로 제시문 (가)와 (나)의 요지를 응용해 제시문 (다)의 사회역사적 의미를 현대적 관점에서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지식의 편중과 독점이 거대 권력에 의한 개인의 희생과 맞닿아있음을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 진실을 외치는 지식인의 태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밝히라는 것이다. 정보가 일부 집단이나 개인에게 독점된 상태에서 진실에 접근 가능한 사람은 소수 지식인에 불과하다. (다)를 통해 지식인은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특수한 권한에 대한 책무로 정의의 수호를 위해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초월한 희생까지도 감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읽을 수 있다.
2006학년도 숙명여대 수시 2
: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때 지식인은 어떤 원칙과 철학을 가져야 하나
각기 다른 세 개의 주제와 연관된 제시문과 그에 딸린 문제가 출제됐다. 그 중 두 번째 문제는 인문계와 자연계 공통으로 주어진 것으로 현대 사회의 지식 및 정보와 관련된 논의를 담고 있다. 제시문 (가)는 지식 생산 과정에 권력이 개입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식의 존재 목적은 공동체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오늘날 지식은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에 따라 생산되고 유포된다. 본래 목적과는 어긋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지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식 수용자들은 지식의 내용뿐만 아니라 지식이 어떤 맥락에서 생산되고, 또 지식을 생산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제시문 (나)는 정보사회의 권력과 감시의 의미를 탐구한 홍성욱의 <파놉티콘-정보사회 정보감옥> 중에서 발췌한 것으로, 정보화 사회에서 프라이버시의 침해 과정을 정보기술 발달과 결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개인에 대한 감시는 폐쇄 카메라, 컴퓨터 등 정보통신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보다 정교해지고 은밀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인은 보이지 않는 정보 감옥에 갇혀 사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분석한다.
논제는 (가)의 논의를 바탕으로 해 (나)에 나타난 현상을 분석하고 현대 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 대하고 활용할 때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이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해야 하는 지식이 왜곡된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대사회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인한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다.
<< 온라인미디어의 새로운 시작. 인터넷한겨레가 바꿔갑니다. >>
15.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라
16.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17. 통계자료는 객관적인가?
플라톤의 <국가>에 나오는 동굴의 비유에서 속박의 사슬을 끊고 태양이 내리쬐는 세상에 발을 디딘 사람은 오늘날의 지식인에 비견될 수 있다. 이들에게는 동굴 벽만을 바라보며 동굴에 비친 그림자만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고 있는 무지몽매한 자들을 깨우쳐야 할 임무가 부여된다. 진실을 알리는 자로서의 사명이 주어지는 것이다.
진실을 탐구하고 그것을 알리는 자로서 지식인은 때로는 신변의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를 발휘해야 하기도 한다. 이 때 위험에 굴하지 않는 지조와 기개는 지식인의 삶을 명예롭게 하는 근원이 된다. 사르트르는 지식인은 권력자와 대중의 중간에 위치하며,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어 용감하게 진실을 설파하는 자라고 규정했다. 지식인은 ‘남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자이다. 더 많이 알기 위해서는 특별한 이해 과정을 요하는 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능력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에 속한다는 것이 지식인에게 특별한 책무를 부여하는 근거가 된다.
장차 이 사회의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청소년에게 주어지는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물음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물음에 잇닿아 있다. 최근 대입 논술고사에서는 지식과 권력의 상호관계에 기반해 지식인의 위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2007학년도 한국외국어대 수시 1
: 지식의 독점적 지배가 권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는 무엇인가
세 개의 제시문과 두 개의 도표가 주어지고, 750~800자 답안을 요구하는 두 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 (가)는 정보화 사회에서 지식과 그 지식을 디지털 형태로 전환한 정보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전제 아래 지식은 소수 엘리트만이 접근할 수 있는 폐쇄성을 지니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디지털 정보의 경우에는 대중에게 개방돼 있고, 편의성과 효율성이 확보되지만 정보 독점과 그로 인한 권력의 창출이라는 문제가 발생함을 지적한다. 제시문 (나)는 프랑스의 지성인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의 말을 빌려 과학의 정당화 문제와 권력의 정당화 문제를 결부시킨다. 리오타르는 권력은 지식의 양적, 질적 소유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권력이 확장됨에 따라 정보 독점의 욕구 또한 확대되어감을 지적한다. 그러므로 정보화 시대의 지식은 곧 지배 권력과 직결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제시문 (다)는 드레퓌스 사건의 진실을 고발한 에밀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 중 일부로, 당시 고위 권력층에 의해 억울하게 간첩으로 몰린 드레퓌스 대위를 변호하고 국방부와 관계자를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런 행위가 지니는 의미는 ‘진실과 정의의 수호’라는 인류적 차원의 대의를 위하는 것이라는 점도 명시돼 있다.
‘지식인의 역할’과 관련된 논제는 전체 문항 중 두 번째 문제로 제시문 (가)와 (나)의 요지를 응용해 제시문 (다)의 사회역사적 의미를 현대적 관점에서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지식의 편중과 독점이 거대 권력에 의한 개인의 희생과 맞닿아있음을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 진실을 외치는 지식인의 태도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밝히라는 것이다. 정보가 일부 집단이나 개인에게 독점된 상태에서 진실에 접근 가능한 사람은 소수 지식인에 불과하다. (다)를 통해 지식인은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특수한 권한에 대한 책무로 정의의 수호를 위해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초월한 희생까지도 감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읽을 수 있다.
2006학년도 숙명여대 수시 2
: 지식과 정보를 활용할 때 지식인은 어떤 원칙과 철학을 가져야 하나
각기 다른 세 개의 주제와 연관된 제시문과 그에 딸린 문제가 출제됐다. 그 중 두 번째 문제는 인문계와 자연계 공통으로 주어진 것으로 현대 사회의 지식 및 정보와 관련된 논의를 담고 있다. 제시문 (가)는 지식 생산 과정에 권력이 개입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식의 존재 목적은 공동체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오늘날 지식은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에 따라 생산되고 유포된다. 본래 목적과는 어긋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지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지식 수용자들은 지식의 내용뿐만 아니라 지식이 어떤 맥락에서 생산되고, 또 지식을 생산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글쓴이의 주장이다.
제시문 (나)는 정보사회의 권력과 감시의 의미를 탐구한 홍성욱의 <파놉티콘-정보사회 정보감옥> 중에서 발췌한 것으로, 정보화 사회에서 프라이버시의 침해 과정을 정보기술 발달과 결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개인에 대한 감시는 폐쇄 카메라, 컴퓨터 등 정보통신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보다 정교해지고 은밀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인은 보이지 않는 정보 감옥에 갇혀 사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분석한다.
논제는 (가)의 논의를 바탕으로 해 (나)에 나타난 현상을 분석하고 현대 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 대하고 활용할 때 지녀야 할 바람직한 태도에 관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이상을 실현하는 데 기여해야 하는 지식이 왜곡된 방식으로 생산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현대사회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인한 권력 구조를 비판적으로 논의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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